"오늘 경기는 잔디 때문에 망했다" 항의 민원
"기후 같은 일본은 왜 축구 잔디 관리 잘 되나"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은 지난 5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조별리그 B조 1차전에서 0-0으로 비긴 뒤 잔디 상태에 불만을 표한 바 있다.
여기에 축구팬들의 민원까지 제기됐지만 잔디 관리 주체인 서울시설공단은 날씨와 인력 부족을 이유로 내세웠다.
손흥민은 지난 5일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을 만나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에 문제가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오만 원정 경기의 그라운드 컨디션이 더 좋다는 것이 한편으로 안타깝다"며 "기술이 좋은 선수들이 많은데 팬들의 눈으로 보기에도 오늘 볼 컨트롤과 드리블에 어려움이 있었다. 그런 부분들이 하루빨리 개선됐으면 좋겠다"고 발언했다.
적장인 팔레스타인 감독까지 잔디 상태를 문제 삼았다. 마크람 다부브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봤을 때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잔디 상태가 100%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며 "이 잔디에 적응하려고 굉장히 노력했다"고 언급했다.
올해 들어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유명 가수 콘서트가 열리는 일이 반복되면서 그라운드 상태가 악화돼 왔다. 이런 상황에 한국 선수들이 홈경기 이점을 살리지 못한 채 B조에서 약체로 평가 받던 팔레스타인을 꺾지 못하자 항의 민원까지 제기됐다.
김모씨는 지난 5일 서울시설공단에 항의 민원을 넣었다. 김씨는 "오늘 경기는 잔디 때문에 망했다"며 "잔디가 안 좋으면 경기력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당신들은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또 "폭염에, 폭설에, 장마에, 가을 가뭄에 힘들다고 이런 핑계를 말하지 마라"며 "그럼 기후가 같은 일본은 왜 축구 잔디 관리가 왜 잘 되는가"라고 꼬집었다.
이 같은 민원에 서울시설공단 서울월드컵경기장운영처는 지난 9일 내놓은 답변에서 더운 날씨와 인력 부족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운영처는 "고온 다습한 여름철 불리한 잔디 생육 조건과 환경에서도 좀 더 나은 잔디 그라운드 환경을 조성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양해해 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잔디 관리 실무자에게 책임을 돌리는 언급도 있었다. 운영처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는 잔디 관리 전문 인력이 배치돼 있다"며 "잔디 관리 전문 인력을 추가 양성하기 위해 전문 기관(잔디)에 위탁 교육을 실시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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