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팔레스타인과 졸전 끝에 비기며 야유를 받은 홍명보호가 주장 손흥민(토트넘)의 원더골을 앞세워 오만을 꺾고 첫 승전고를 울렸다. 우여곡절 끝에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첫 승을 따내며 한숨을 돌렸다.
홍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0일(한국시간) 오만 무스카트의 술탄카부스 경기장에서 열린 오만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3-1로 이겼다.
경기 시작 10분 만에 황희찬(울버햄튼)의 시원한 중거리포로 기선을 제압한 한국은 전반 추가시간 세트피스로 동점 골을 내줬으나, 후반 37분 손흥민이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결승 골을 터뜨렸다. 후반 56분에는 주민규(울산)가 추가 득점,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은 월드컵 본선 진출권 8.5장 중 6장이 걸린 중요한 무대다. 우리나라는 이라크, 요르단, 오만, 팔레스타인, 쿠웨이트와 B조에 묶였는데 홈 앤드 어웨이로 총 10경기를 치러 조 2위 안에 오르면 북중미행 티켓을 획득할 수 있다.
지난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인 팔레스타인과 3차 예선 첫 경기에서 0-0으로 비겼던 한국은 이로써 1승 1무(승점 4)를 기록, 반등했다.
지난 7월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의 후임으로 선임,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후 10년 만에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홍 감독은 2경기 만에 승장이 됐다.
대표팀 사령탑 선임 과정에서 공정성 논란에 선 데다 팔레스타인전 부진으로 팬들로부터 비난의 화살을 받은 홍 감독은 오만전 승리로 최악의 상황을 피했다.
아울러 이른바 '오만 쇼크'로 불리는 2003년 10월에 당한 2004 아시안컵 예선 오만과 원정 경기 1-3 패배도 설욕했다. 한국은 오만과 역대 전적에서 5승 1패를 기록했다.
반면 오만은 2패(승점 0)로 조 최하위에 머물렀다.
오만전에서 반등이 절실했던 한국은 큰 폭의 변화를 줬다. 선발 명단도 팔레스타인전과 비교해 5명이나 바꿨다. 황희찬과 오세훈(마치다 젤비아), 박용우(알아인), 이명재(울산), 정승현(알와슬)이 홍명보호에서 처음으로 선발 출격했다.
경기 초반부터 주도권을 잡고 밀어붙인 한국은 전반 10분 만에 0의 균형을 깼다. 손흥민의 패스를 받은 황희찬이 중앙 지역에서 수비수 한 명을 따돌린 뒤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오만 골문 구석을 찔렀다. 홍명보호의 1호 골의 주인공이 된 황희찬은 개인 통산 A매치 15호 골을 작성했다.
기세를 높인 한국은 전반 20분 이명재(울산)의 중거리 슈팅과 전반 25분 정승현의 터닝 슈팅으로 추가 골을 노렸지만 오만 골키퍼에 막혔다.
홍명보호는 딱 이때까지만 분위기가 좋았다. 선수들은 무더위의 영향 때문인지 전반 중반 이후 몸이 무거워졌고, 답답한 경기력 속에 좀처럼 수비 진영에서 올라가지 못했다. 여기에 오만이 라인을 올리며 반격을 펼치면서 사실상 '하프 게임'으로 전개됐다.
힘겹게 오만의 공세를 막아내던 한국은 전반 47분 동점 골을 허용했다. 오만이 프리킥 공격에서 골문 가까이 공을 띄웠는데, 아흐메드 알카미시와 경합하던 정승현의 머리를 맞고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후반 들어 전열을 재정비한 한국은 후반 6분 절호의 찬스를 잡는 듯 보였다. 손흥민이 페널티 박스 안에서 오만 수비수와 충돌 후 넘어졌고, 페널티킥이 선언된 것. 하지만 주심은 비디오판독(VAR) 후 '노 파울'을 선언했다.
한국은 공세를 높이며 오만의 수비에 균열을 내기 시작했다. 다만 골이 쉽사리 터지지 않았다. 이강인은 후반 15분과 16분 연달아 회심의 왼발 슈팅을 날렸으나 정확도가 조금 떨어졌다.
공격의 실마리가 풀리지 않을 때 손흥민이 해결사로 나섰다. 손흥민은 페널티 아크 정면에서 이강인과 연계 패스로 수비를 따돌린 뒤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오만의 골네트를 흔들었다.
A매치 통산 49호 골을 넣은 손흥민은 한국 A매치 최다 득점 2위 황선홍(50골)에 한 골 차로 따라잡았다. 58골로 이 부문 1위에 자리한 차범근과도 한 자릿수 차이로 접근했다.
후반 추가시간 16분이 주어진 가운데 한국은 오만의 반격을 잘 막아내면서 역습으로 추가 골을 노렸다. 그리고 후반 56분 손흥민의 패스를 받은 주민규가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세 번째 골을 넣어 승리를 자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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