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명신 기자 = 이례적인 폭염과 이른 강추위 예상 등 이상기후로 가전업계 판매 트렌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채솟값 급등세와 맞물려 김장철을 앞두고 배추, 무 등 원재료 가격이 강세를 보이면서 김장을 포기하거나 시기를 늦추는 소비자들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치냉장고 판매 특수보다 예년과 달리 이른 겨울가전 판매가 이어지면서 업체마다 난방제품 위주의 수급을 늘리는 등 대응 전략을 선회하고 있다.
21일 업계와 한국물가협회의 배추 수급 동향 분석 결과에 따르면 다음 달 배추 소매가격은 포기당 평균 5300원 수준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장철 배추 가격이 포기당 5000원 선을 돌파하는 것은 처음으로, 가을배추 출하량이 확대된다고 하더라도 가격 인하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에 따른 여파로 김장을 포기하거나 줄이는 소비자도 늘 전망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의 '2024년 김장의향 조사'에서 올해 김장을 덜 하겠다는 의견이 35.6%에 달했다.
예년과 다른 날씨에 가전업계 판매 동향에서도 김치냉장고 등 가을 가전 대비 겨울난방 가전의 판매가 두드러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하이마트의 최근 판매 추이에서 김치냉장고는 이달 들어(1일~17일) 전년 대비 10%가량 매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전자랜드 역시 6% 증가하는 수준으로 기존 '김장철 특수' 대비 저조한 판매율이라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예년과 달리 김치냉장고 수요가 분산되면서 계절성 가전의 특징이 흐려진 상황"이라면서 "특히 점점 서브냉장고로 이용하는 고객이 늘면서 시즌 특수가 사라지고 있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겨울가전 판매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롯데하이마트의 팬히터 매출은 35% 급증해 히터류의 준비 물량을 지난해 보다 약 10% 늘려 대응하고 있다.
G마켓 계절가전의 경우 전월 동기 대비 기준으로 라디에이터 1026%, 난방매트 950%, 온풍기 710%, 전기히터 320%, 가습기 250%, 보일러 170%나 급증했다.
이마트의 11일부터 17일까지 보일러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89%, 온열기와 온열시트/방석, 온열 찜질기 등의 겨울시즌 소품 매출은 36% 늘었다. 이마트는 미리 겨울 가전제품을 찾는 고객이 증가함에 따라 24일까지 겨울 가전 할인전을 진행한다.
홈플러스의 난방가전 판매 추이에서도 이달 들어 가습기 250%, 전기매트 786%, 전기요 374%, 전기히터 800%(전월 동기 대비) 급증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평년 대비 높은 기온을 보였지만 기온이 급하강하면서 미리 겨울 가전을 준비하는 고객들이 크게 늘고 있다"면서 "전략적인 수요 대응에 따른 매출 상승세와 계절 가전 판매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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