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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과 전쟁' 선포했는데…오·남용 감시 예산 81% 삭감

뉴시스

입력 2024.10.21 09:16

수정 2024.10.21 15:18

의료용 마약류 오남용 의심사례 지속 우려
[서울=뉴시스] 지난 1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식약처 국정감사에서 박희승 의원(오른쪽)이 오유경처장에게 질의하고 있다. (사진=국회 국정감사 현장 생중계 캡쳐) 2024.10.1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지난 1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식약처 국정감사에서 박희승 의원(오른쪽)이 오유경처장에게 질의하고 있다. (사진=국회 국정감사 현장 생중계 캡쳐) 2024.10.1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황재희 기자 = 의료용 마약류 오남용 의심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으나 정부가 관련 예산을 대폭 삭감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박희승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정부가 내년 ‘마약류 오남용 통합감시 시스템’(K-NASS) 구축 예산을 대폭 삭감했다고 21일 밝혔다.

박 의원은 “여러 지표에서 의료용 마약류 오남용 의심사례가 확인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윤석열 정부는 내년 마약류 오남용 통합감시 시스템 구축 예산을 대폭 삭감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식약처가 내년 마약류 오남용 정보 공동 활용 시스템 구축 예산(안)을 총 42억7800만원으로 요청했으나, 정부 심의 과정에서 7억9000만원만 반영돼 81.5%가 삭감된 것이다.

박 의원실에 따르면, 최근 5년간 (2020~2024년6월) 환자 1인당 연간 의료용 마약류 평균 처방량은 55.9개(정)에 달했다.
2020년에는 환자 1인당 총 5647.5개(정), 하루 평균 15개 이상을 처방받은 사례도 있었다.

올해 상반기에는 환자 1인에 총 2490개를 처방한 사례도 있었으며, 2019년 대구 달서구 한 의료기관은 총 2334만개, 환자 1인당 평균 657개의 의료용 마약류를 처방한 사례도 있었다.

정부는 올해부터 AI(인공지능) 기반 빅데이터 수집·분석 자동화로 사전 오남용을 예측해 마약류 처방 환자가 중독에 이르지 않도록 환자, 의사, 관계 기관에 정보를 공유하는 마약류 오남용 통합감시 시스템 구축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박 의원은 “그러나 예산 삭감으로 마약류 오남용 정보 공동 활용 시스템은 일부만 구축(25%만 정보 연계가능)이 가능해 ‘지능형 마약류 오남용 예측 고도화 사업’ 확대 추진이 어렵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윤 정부가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후 2년도 되지 않아 의료용 마약류 오남용 정보 공동 활용 시스템 구축 예산을 대폭 삭감시킨 것은 스스로 정책 기조를 뒤엎은 조치”라며 “의료 현장에서 의료용 마약류를 적정하게 처방·사용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관련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식약처 관계자는 “올해 AI기반 오남용 자동분석시스템 구축 및 주요성분에 대한 예측 모델 개발 사업을 추진 중으로, 동 사업결과로 의료용 마약류 오남용 예측, 방지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며 “2025년에는 올해 구축된 모델을 보다 정교하게 고도화하는 것으로 국회예산 심의과정에서 추가 필요예산이 증액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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