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째 정전 겪는 주민들 빵도 못구해
허리케인 오스카 상륙으로 상황 악화
낡은 발전시설에 폭염 가수요도 원인
[아바나( 쿠바)= AP/뉴시스] 차미례 기자 = 쿠바에서 지난 17일 부터 일어난 대규모 정전 사태가 일요일인 20일 밤까지도 해결되지 않은 채 많은 국민들이 허리케인 헐린과ㅣ 밀턴의 후유증으로 정전의 고통을 견디고 있다.
더욱이 허리케인 오스카가 이 날 바하마 남동부를 거쳐 쿠바 해안에 상륙하면서 제한적인 전력 공급 조차도 위기에 처했다고 국내 매체들은 보도했다.
쿠바의 빈센테 델라 오 레비 에너지 장관은 20일 기자회견에서 쿠바의 전력망 복구가 21일 또는 22일 아침까지는 끝날 것이라고 밝혔지만 오스카의 상륙으로 발전소 밀집 지역의 피해가 예상돼 더 늦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쿠바의 올긴 시에 있는 펠톤 발전소, 산티아고 데 쿠바에 있는 랑테 발전소도 오스카 상륙지역에 속한다.
수도 아바나의 주민 200만 명도 대부분 정전을 겪고 있다. 정전 피해는 조명 뿐이 아니라 수돗물 공급도 포함된다. 펌프에 사용할 전력이 끊겼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숯이나 나무로 길 위에 임시 화로를 만들어 놓고 냉장고의 식품이 상하기 전에 서둘러 요리를 해먹고 있다.
주민 로사 로드리게스는 벌써 4일 째 전기가 끊긴 채 살고 있고, 전국 대부분이 하루에 몇시간 씩, 지역 별로 전력 공급을 돌려가며 하고 있다가 이제는 그 조차도 어려워졌다.
"수백만 가지의 문제가 있지만 하나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 동네 빵집이 문을 닫았기 때문에 빵을 구하러 멀리 나왔다. 여기도 어딘가 다른 데서 구해다가 팔고 있다"고 로드리게스는 말했다.
발전소 고장으로 쿠바에서는 17일 저녁부터 정전이 시작되었다. 18일 아침에는 최대의 발전소까지 멈추면서 전국의 인구 절반이 암흑 속에 잠겼다.
쿠바의 이번 정전은 2년전 3등급 허리케인 이안이 상륙했을 때 이후로 최악의 규모이다. 올 해에는 일부 주택가에서는 하루에 전기공급이 끊기는 시간이 8시간까지로 늘어났다.
정부는 일부 발전소의 수리로 전기 공급이 다시 시작되었다고 발표했지만 학교와 대학, 정부 소유의 사무실 등 모든 기관이 불필요한 업무를 정지하고 절전에 들어간 상태이다.
그런데다 오래되고 낙후한 발전소들이 정비 불량과 연료 부족으로 차례로 문을 닫으면서 정전사태가 전국적 규모로 악화되었다.
미 국립허리케인 센터는 허리케인 오스카가 바하마 제도를 거쳐서 주말 쿠바 동해안에 이미 상륙했다고 밝혔다. 전력 복구작업도 더욱 지연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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