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임세원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과 명태균 씨 간의 통화 내용을 공개한 것에 대해 대통령실은 별다른 의미가 없는 대화라며 해명했지만, 민주당은 공천 개입 의혹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31일 오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윤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이던 2022년 5월 19일 명 씨와의 통화 음성 파일을 공개했다. 당시는 6월 1일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지는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있는 시기였다.
해당 음성 파일에서 윤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공관위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그거는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고 말했다. 이에 명 씨는 "진짜 평생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고맙습니다"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즉각 대변인실 명의 언론 공지를 통해 "당선인은 공천관리위원회로부터 공천 관련 보고를 받은 적도 없다"고 해명했다.
대통령실은 "당시 윤 당선인과 명 씨가 통화한 내용은 특별히 기억에 남을 정도로 중요한 내용이 아니었다"며 "명 씨가 김영선 후보 공천을 계속 얘기하니까 그저 좋게 얘기한 것뿐"이라고 밝혔다.
반면 민주당은 이번 녹음이 대통령의 불법 공천 개입을 입증하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이 '공관위에서 들고 왔다', '당에서 말이 많다'라고 언급한 것은 대통령이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을 직접 당에 부탁한 증거라는 것이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이 불법으로 공천에 개입했고 공천 거래가 있었다는 움직일 수 없는 증거이자 헌정 질서를 흔드는 위중 사안임을 입증하는 물증"이라고 말했다.
한준호 최고위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관위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는 명백한 당무 개입 정황을 보여주고,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그거는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는 ‘보은’을 위한 공천개입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또한 당시 공천 책임을 이준석 대표와 윤상현 공천관리위원장에게 있었다며 선을 긋고 있으나, 민주당은 김건희 여사의 개입이 확실하다고 보고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박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입수한 다른 녹음엔 대통령의 불법이 김건희 여사에 의한 것임을 보여주는 내용이 수두룩하다"며 "심지어 윤 대통령의 육성이 녹음되던 그 통화 때 김건희 여사가 옆에 있었다고 명태균 씨가 발언하는 내용도 고스란히 담겨있다"고 했다.
민주당은 공천개입 의혹을 입증할 물증을 앞으로 더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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