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권력이란 복합적인 사회적 관계"…'국가론'
[신간] "우리 자체가 지구다"…'비커밍 어스'"국가권력이란 복합적인 사회적 관계"…'국가론'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 비커밍 어스 = 페리스 제이버 지음. 김승진 옮김.
미국의 과학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지구를 거대한 하나의 유기체로 본 '가이아 가설'에 기반해 생물과 지질의 공진화(共進化)를 추적하고자 지구 전역을 누빈다.
저자는 과거 폐광이었던 지하 1.5km 깊이의 지하 실험실에서 암석을 분해하는 미생물을 관찰하고, 아마존 우림 가운데 솟은 325m 높이 초고층 관측 탑의 꼭대기에서 하늘에 올라 구름의 씨앗이 되는 박테리아를 추적한다.
또한 시베리아의 자연보호 구역에서 풀을 뜯어 기후를 조정하는 들소를 쫓고, 아이슬란드의 지열발전소에서 탄소 포집 스타트업을 취재한다.
오랜 취재 끝에 저자는 생명이 지구라는 무대에 등장한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존재가 아니라 스스로 지구의 환경을 변화시키고 진화에 관여하는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존재라고 결론짓는다.
즉, 생명과 지구는 긴밀한 상호작용을 통해 서로를 조성하며 함께 진화했으며, 지구는 생물과 무생물이 상호작용하는 하나의 생명체이자 유기체라는 것이다.
"우리 자체가 지구다. 우리 자체가 지구의 물리적 구조에서 뻗어 나온 산물이고, 지구의 순환을 추동하는 하나의 엔진이다."
생각의힘. 416쪽.
▲ 국가론 = 밥 제솝 지음. 지주형 옮김.
영국 랭커스터대 사회학과 명예교수이자 국가이론의 세계적 대가인 저자는 국가에 대한 경제주의적·도구주의적·기능주의적 관점 대신 '전략 관계적 접근법'에 따라 국가와 국가권력을 조망한다.
그에 따르면 국가와 국가권력의 관계는 네 가지 정도로 규정된다. ▲ 국가는 권력을 소유하지 않고 ▲ 국가 그 자체는 권력을 행사하는 주체가 아니며 ▲ 권력 행사 주체는 개별적인 국가기관들을 움직일 수 있는 권한과 영향력을 가진 사람들과 집단들이고 ▲ 국가권력이란 여러 다른 사회 세력들이 국가 장치에 대한 차별적인 접근권과 영향력을 통해 만들어내는 전체적인 국가효과라는 것이다.
저자는 "국가권력이란 복합적인 사회적 관계이며, 그것은 특정한 국면 속에서 변동하는 사회세력의 균형을 반영한다"고 설명한다.
이 같은 국가에 대한 저자의 관점은 일정 부분 마르크스주의, 그중에서도 이탈리아 사회주의 사상가 안토니오 그람시의 견해와 맞닿아 있다.
앞서 그람시는 국가란 "지배계급이 자신의 지배를 정당화하고 유지할 뿐 아니라 자신이 지배하는 계급들의 적극적 동의를 얻어내는 실천적이고 이론적인 활동의 복합체 전체"라고 규정한 바 있다.
여문책. 54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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