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벼랑 끝 석화업계, 계엄발 고환율 비명…정부 지원 올스톱 우려

뉴스1

입력 2024.12.10 05:47

수정 2024.12.10 05:47

LG화학 여수 NCC 공장 전경ⓒ 뉴스1
LG화학 여수 NCC 공장 전경ⓒ 뉴스1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최악의 불황을 겪는 석유화학업계가 비상계엄 사태 및 탄핵 정국으로 불어닥친 고환율 직격탄을 맞았다. 원재료를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하는 특성상 원가 부담이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다. 올해 안에 발표될 정부의 구조조정 지원 방안도 국정 불안으로 무기한 연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0일 외환시장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지난 3일 계엄 사태 이후 14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금융업계는 달러·환율이 1400원대에서 내려오지 못할 것으로 예상한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지속하고 있어서다. 러-우 전쟁과 중동 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도 여전하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환율 급등은 원재료를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하는 석유화학업계의 원가 부담으로 이어진다. 대표적인 원료인 나프타 가격은 원유 가격과 연동된다. 원가는 치솟고 있지만 전방 산업 부진과 중국의 저가 밀어내기로 제값을 받기는 더욱 어렵게 됐다.

이미 석유화학업계는 실적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LG화학(석유화학 부분)의 올해 3분기 누적 적자는 370억 원이다. 같은 기간 롯데케미칼의 영업손실은 6600억 원이다. 앞으로 중국 내 예정된 증설 예정 물량과 중동발 공급이 더해지면 수익을 내긴 사실상 불가능하다.

환율 상승이 수출 기업엔 긍정적인 효과로 이어질 수 있지만 현재 석화업계 여건상 불가능하다는 게 중론이다. 실제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에틸렌 스프레드(에틸렌-나프타 가격 차이)는 이번 주 기준 160달러에 그치고 있다. 통상적인 손익분기점 300달러를 밑돌고 있다.

정부와 업계도 지난 4월 '석화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 협의체'를 출범하고 지원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기업들은 사업 구조 조정에서 금융 지원과 인센티브 필요성을 정부에 전달했다. 사업 재편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는 규제 유예도 제안했다.

문제는 정치적 혼란으로 정부가 석유화학 지원책 발표를 차일피일 미룰 수 있다는 점이다. 유례없는 비상계엄 후폭풍으로 개별 산업 지원책까지 검토할 여유는 없을 것이란 우려다.

일단 기업들은 정부 지원책 발표를 기다리고 추가 사업 조정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LG화학은 지난해 편광판과 편광판 생산에 필요한 소재 사업을 1조 982억 원에 매각했다.
편광판은 일정한 방향의 빛만 통과하는 얇은 필름이다. 롯데케미칼 역시 파키스탄 법인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석화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 간 사업을 인수합병할 경우 공정위 규제에 저촉될 수 있다"며 "정부의 지원책을 살펴보고 적극적으로 사업 개편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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