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한국 통치체제 혼란 극에 달해…日정부, 對韓외교 방향 고심"

뉴시스

입력 2024.12.10 10:26

수정 2024.12.10 10:26

日경제계도 우려 "정치적 혼란 계속 되면 양국 경제에 영향"
[리마=뉴시스] 조수정 기자 =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지난달 15일(현지시간) 페루 리마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12.10. chocrystal@newsis.com
[리마=뉴시스] 조수정 기자 =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지난달 15일(현지시간) 페루 리마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12.10.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한국 정치권의 혼란이 장기화하는 양상이 되면서 일본 정부가 대한(對韓) 외교의 방향에 고심하고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10일 보도했다.

윤석열 정권 하에서 진행된 한일관계 개선 흐름을 유지하는 것이 기본 방침이지만, 윤 대통령의 대일 외교에 대한 비판도 커지고 있어 앞날을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란 것이다.

한일 외교 당국은 9일 미국과 함께 정례적으로 북한 문제에 관한 고위급 협의를 도쿄에서 개최했다.

일본 외무성 간부는 "한국의 내정은 논의하지 않았지만, 그러한 배경이 있는 가운데서도, 한반도 정세가 긴박하지 않도록 3국의 협력을 확인했다"고 기자들에게 밝혔다.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이 국회에서 불성립된 지 다음날인 8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자민당 당사에서 기자들에게 "특별하고 중대한 관심을 갖고 사태를 주시하겠다"고 말했다.


이시바 총리는 "소중한 이웃 나라로, 앞으로도 긴밀한 협력을 도모해 가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고도 말해 양국 관계에 미칠 타격을 최소한으로 억제하고 싶은 생각을 내비쳤다.

요미우리는 "일본 정부는 한국 정세에 대해 특단의 중대한 관심을 표명하는 한편 혼란의 발단이 된 윤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에 대한 직접적인 논평은 자제하고 있다"며 "미국이 '판단을 크게 잘못했다(커트 캠벨 국무부 부장관)'며 강하게 반발한 것과는 대조적이어서 윤 대통령에 대한 배려가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하지만 윤 대통령 자신이 내란죄 수사 대상이 되면서 일본 정부 고위관계자는 연기 쪽으로 가닥이 잡힌 내년 1월 총리 방한에 대해 "거의 실현 가능성이 없어졌다"고 신문에 말했다.

한국 야당의 탄핵소추안은 일단 불성립됐지만 윤 대통령의 일본 중시 외교가 탄핵 사유의 하나로 명기됐고, 이 때문에 일본 정부 내에는 "한국 내 갈등에 휘말릴 우려가 있어 당분간 움직일 수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고 요미우리가 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법무부가 전날 수사기관의 요청에 따라 윤 대통령에 대한 출국금지 결정을 전하면서 "외교와 국방을 비롯한 통치체제의 혼란이 극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는 "한국의 대통령은 군 통수와 조약 비준 등 폭넓은 권한을 가진다"며 "외교와 국방의 최고 책임자가 내란 혐의로 출국금지라는 이례적인 상황에 빠져 외부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어려워질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아사히신문은 " 탄핵 소추안은 여당의 반대로 폐기돼 윤 대통령은 직무 정지를 면했지만, 총리와 여당이 '대통령은 국정에 관여하지 않는다'라고 선언하는 등 혼란이 계속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사히는 별도 사설을 통해 "한국 혼란의 여파는 국외로도 확산된다"고 짚었다.

아사히는 "동아시아의 안보 환경이 어려워지고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재등장으로 국제 정세의 불확실성도 커지는 상황에서 한일 연계의 중요성은 높아지고 있었다"며 "대일 중시를 내세워 일·한관계 개선에 윤 대통령이 한 역할은 부인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정상끼리의 개인적 관계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위험성도 부각됐다"며 "정치위기를 극복하고 일·한관계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주체적인 외교가 일본 측에도 요구된다"고 아사히는 지적했다.

일본 경제계도 한국의 정국 혼란을 촉각을 곤두세우며 바라보고 있다.


지지(時事)통신에 따르면 일본 최대 경제 단체인 경제단체연합회(게이단렌)의 도쿠라 마사카즈 회장은 9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한국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언 이후 정치 혼란이 계속되고 있는 데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며 "긴밀하게 제휴해야 할 중요한 이웃 나라다. 계속해서 큰 관심을 갖고 주시하겠다"고 말했다.


도쿠라 회장은 "지금으로서는 한일의 경제 관계에 영향이 나오고 있다고 하는 인식은 없다"고 설명하는 한편 "반도체(산업) 하나만으로도 매우 깊은 관계가 있다"고 지적하며, 정치적 혼란이 계속 되면 양국의 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를 표명했다고 통신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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