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루빈 6개월 앞당겨 출시 전망
삼성·SK하닉, 선점 경쟁…HBM4 양산시기 주목
"수율·공정 안정성 함께 잡는 게 관건"
루빈에 대한 HBM4 납품 여부 및 규모에 따라 HBM 전체 시장 판도가 바뀔 수 있는 만큼 어떤 기업이 HBM4 양산화에 먼저 성공할 지가 관건이다. 업계에서는 엔비디아의 향후 AI 칩들의 출시 또한 함께 빨라질 수 있어 이에 맞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HBM 로드맵을 수정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미국, 대만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차세대 AI 칩 루빈의 출시 시기를 오는 2026년에서 내년 3분기로 6개월 앞당기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엔비디아를 비롯해 TSMC 등 협력사들은 차세대 AI 칩(루빈) 개발 착수에 속도를 내고 있는데 예정보다 반년 앞서 출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AMD 등 빅테크들이 엔비디아에 대항하기 위해 잇따라 신형 AI 칩을 내놓으면서 엔비디아도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AI 칩을 예상보다 빨리 출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루빈에는 HBM 6세대 HBM4가 8개 탑재되는 만큼 메모리 제조사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수익성 측면에서 반드시 루빈용 HBM 물량을 선점해야 한다.
현재 양사 모두 HBM4를 개발 중인데 양산 목표를 내년 하반기로 잡았다. 하지만 HBM4 최대 수요처가 될 엔비디아 루빈에 맞춰 HBM4 양산을 앞당겨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루빈 출시 시기를 감안하면 늦어도 내년 상반기에는 HBM4이 시장에 나와야 하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요청에 따라 HBM4 양산 시점을 당초 2026년에서 내년 하반기로 앞당겼다고 밝힌 바 있다. 황 CEO가 최 회장에게 직접적으로 HBM 개발에 속도내기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언제든 SK하이닉스의 HBM4 양산 시점이 조정될 수 있다.
또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TSMC와 'AI 삼각동맹'을 형성하고 있어 루빈 출시 시기에 더 민감할 수 밖에 없다.
삼성전자는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이 메모리사업부를 직접 맡게 되면서 HBM4 개발에 매진할 전망이다. 전 부회장은 DS부문장에 오른 직후 HBM 전담 개발팀을 신설할 만큼 차세대 HBM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에 한 세대 앞서 HBM4에 '1c 공정' 기술을 활용할 예정이다. 1c는 극미세화된 D램 공정 기술로 반도체 동작 속도와 전력 효율을 크게 높인다. 이를 위해 당장 내년 초 설비를 설치하는 등 양산 준비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5세대 HBM3E에서 SK하이닉스에 엔비디아 공급 주도권을 뺏긴 만큼 높은 HBM4 경쟁에서 승부를 볼 수 밖에 없다.
업계는 2027년 출시 예정인 '루빈 울트라' 등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칩들의 출시 또한 일제히 빨라질 가능성이 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HBM 양산 로드맵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에 발맞춰 HBM 양산 시기 또한 빨라질 여지가 있다"며 "다만 양산을 앞당길수록 수율(양품비율)과 공정 안정성이 떨어질 수 있어 이를 동시에 잡는 것이 관건"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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