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계엄사령관' 육군총장, 김 전 국방장관과 3일 오후 4시 만나
비상계엄 선포 전부터 관련 지시를 받았던 것 아니냐는 의혹 제기
[파이낸셜뉴스]
비상계엄 선포 전부터 관련 지시를 받았던 것 아니냐는 의혹 제기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긴급 현안 질의에는 국군방첩사령부, 국군정보사령부, 육군 등 군의 주요 직위자들이 출석해서 의원들 질의에 답했다.
박 총장은 이날 지난 3일 오후 4시쯤 현안 토의를 위해 김 전 장관과 만났다고 말했다.
토의 이후 박 총장은 김 전 장관으로부터 당일 '21시 40분에 (국방부·합참 청사의) 장관 대기실에 와 있으라'를 지시를 받고 대기하다, 약 1시간 뒤 계엄이 선포되고 박 총장은 같은 건물 지하의 합참 전투통제실로 이동해 계엄사령관으로 임명됐다는 것이다.
박 총장은 지난 5일 국방위원회에 출석했을 때는 당일 육군사관학교 교장 이·취임식 외에 특별한 일정이 없었다며 대통령의 계엄 선포를 보고서야 계엄 사실을 알았다고 말한 바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첩사 이경민 참모장은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으로부터 지난 1일 북한 도발을 이유로 주요 간부들에 대한 대기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 참모장은 여 사령관의 직무 정지에 따라 현재 사령관 직무대리를 맡고 있다.
이 참모장은 '12월 1일 여 사령관이 휴가 후 돌아와서 북한 도발 임박을 빌미로 대령급 실장들에게 통신상으로 지시 대기를 내렸냐'는 더불어민주당 안규백 의원의 질의에 "그렇다"고 답변했다.
그는 또 계엄 선포 당일인 3일 오전에는 '북한 오물·쓰레기 풍선 상황이 심각하다. 각 처·실장들은 음주 자제하고 통신축선 상 대기를 철저히 하도록 하라'는 지시를 여 사령관으로부터 받았다고 밝혔다.
문상호 국군정보사령부 정보사령관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지난 3일 오전 10∼11시께 '해당 주에 야간에 임무를 부여할 수 있으니 1개 팀 정도를 편성해서 대기시켜라'는 지시를 받았다.
이후 다시 당일 야간에 바로 임무를 줄 수 있다. '과천 정부청사 인근에 한 21시 어간에 대기할 수 있도록 하라'는 지시가 왔다고 한다. 이에 따라 과천 선거관리위원회에 영관급 요원 10명을 파견했다고 밝혔다.
그는 "선관위에 가서 전산실 위치를 확인하고 거기를 지키고 있다가 다른 팀이 오면 인계해 주라는 임무를 받았다"고 밝혔다.
선관위 CCTV에서 계엄군이 선관위 서버를 촬영하는 장면에 대해서는 "제가 사진을 찍어서 보내라고 지시했고, (촬영한 사진은) 제가 받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정황으로 미루어 비상계엄 선포 전부터 관련 지시를 받았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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