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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파병에 내부 반대는 없었을까…"목소리 내는 사람은 잡혀가"

뉴스1

입력 2024.12.19 15:53

수정 2024.12.19 15:53

장혁 전 노동당 중앙위원회 산하 과학교육부 연구소 연구원이 19일 오후 서울 중구 르메르디앙 서울 명동에서 열린 NK인사이더 포럼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2024.12.19/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장혁 전 노동당 중앙위원회 산하 과학교육부 연구소 연구원이 19일 오후 서울 중구 르메르디앙 서울 명동에서 열린 NK인사이더 포럼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2024.12.19/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지난 2019년 탈북한 장혁 전 노동당 산하 과학교육부 연구소 연구원은 19일 북한의 엘리트층이 사회에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이유가 '자기 성찰 능력 상실'에 있다고 설명했다.

장 전 연구원은 이날 서울 중구 르 메디앙 서울 호텔에서 미국인권재단(HRF) 주최의 '체제 균열: 북한 엘리트층의 이탈과 글로벌 대응'이라는 주제의 NK인사이더포럼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북한의 명문대를 졸업하고 프로그래머로 활동했지만, 각종 비리가 만연한 북한 사회에서는 '실력'만 키우는 것은 쓸모가 없다는 것을 깨닫고 고향인 함경북도 청진에 내려갔다고 한다.

고향에서 웨딩 사진사로 활동하면서 돈을 벌자 이번엔 보안원이 각종 딴지를 걸며 뒷돈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웨딩드레스의 디자인이 우리식이 아니다', '사진의 폰트가 괴뢰식이다', '컴퓨터에 영어 소프트웨어가 작동하고 있다' 등을 증거로 내세우며 자신을' 법을 어긴 사람'으로 만들어 이득을 취하려 했다는 것이다.


장 전 연구원은 "북한의 작은 권력을 가진 관료들은 그 권력을 남용하거나 혈안이 돼 있고 힘없는 평범한 백성은 법을 어기지 않고는 살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저는 탈북하기 전에 부패하지 않은 권료를 본 적이 없고, 착한 사람이 잘 사는 것을 본 적이 없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남의 것을 빼앗지 않으면 살 수 없는 사회가 돼버렸기 때문에 서로 남의 것을 빼앗으려고 행동하고 사람들이 도덕적으로 타락해 가고 있다"라고 부연했다.

그는 북한의 상황에 대해 비판할 수 있는 지식인들이 입을 다무는 이유에 대해 "문제는 어렸을 때부터 철저히 폭력에 노출돼 있고, 또 정의롭고 사회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람들은 이미 다 잡혀가고 다 처형당해서 남아 있지 않다"며 "사회 비판 세력이 되는 지식인들을 철저히 탄압한 결과 북한 사회는 자기 성찰 능력을 완전히 상실하고 독주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리일규 전 쿠바 주재 북한대사관 참사는 북한 관련 정세에 대해 "러북 밀착이 이어지는 만큼 북한군의 파병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리 전 참사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군인들이 자기 군복도 못 입고 떳떳하게 군기도 들지 못하고 남의 땅에서 '개죽음' 당하게 한 것"이라며 "김정은 독재체제는 하루빨리 무너져야 된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외교관 시절 겪은 김 총비서가 "정상적인 사람이다. 결코 '신격화'할 수 있는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는 뜻"이라며 그를 '괴물'로 만든 것은 "무소불위의 절대권력, 신격화한 권력"이라고 지적했다.


또 김 총비서의 딸 주애의 후계자 가능성에 대해서는 "다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개인적인 견해로는 후계자가 될 수 없다"라고 본다며 "북한에서의 백두혈통은 남성 중심의 혈통이 인정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애를 데리고 다니는 배경에는 '내 후계자가 될 수 있는 것은 내 자식뿐이다'라는 강한 인식을 주민들에게 주기 위한 의도가 있다고 본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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