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다솜 기자 = 권오갑 HD현대 회장이 "미국과의 조선분야 협력은 우리에게 찾아온 새로운 기회"라며 "우리 정부와도 긴밀히 협력해 국가대표 K-조선의 실력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31일 권 회장은 발표한 신년사를 통해 "그 핵심인 '기술혁신'을 위해 우리 그룹은 GRC(HD현대 글로벌R&D센터)를 중심으로 설계, 개발, 연구인력을 집중 육성하고 있으며, 계속 충원해 나갈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권 회장은 현재 경영 상황을 '경제안보의 시대'라고 정의했다. 미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가 자국 산업 보호라는 울타리를 쌓고 있으며, 이런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HD현대는 당면 과제를 하나씩 해결하며 본연의 모습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진단했다. 다만 호황은 영원할 수 없고, 시장은 언제든 바뀔 것이라며 더 냉정하고 차분하게 시장 상황을 살피고 이 같은 변화를 견뎌낼 체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회장은 "그룹의 핵심인 조선사업은 지금과 다른 새로운 방식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며 "인구감소, 조선소 기피현상, 생산기술 전수 등 숙제가 산적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회사가 잘못되면 개인의 삶도 어려워질 수 있다. 우리 회사를 믿고 입사한 사람들에게 실망과 좌절을 줄 수는 없다"며 "우리 그룹의 모든 책임자들은 사람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해 주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조선사업은 중국 조선소들이 원가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을 잠식하고 있지만 '기술개발·설계·생산' 등 3대 핵심 분야의 시너지 극대화로 대응해 왔다"며 "중국이 따라오지 못하는 최첨단 선박을 끊임없이 만들어내고, 중국에 잠식당한 기존 시장을 되찾아 오기 위한 전략도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부진했던 사업으로는 석유화학·정유·건설기계 사업을 꼽았다. 올해 해당 사업을 맡고 있는 계열사들은 임원 숫자를 축소하고 조직도 대폭 축소 또는 조정되는 등 위기를 겪었다.
이에 대해 권 회장은 "올해도 어려운 환경이 예상되지만, 지난해에 예방주사를 맞았다고 생각하고, 전 임직원이 사업계획을 적극 실천해 주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권 회장은 지난해 그룹 내 사업장에서 발생한 사고에 대해 언급하며 '안전'을 강조했다.
그는 "안전은 조선 3사뿐 아니라 HD현대오일뱅크의 대산공장과 건설기계 3사 공장 등 모든 생산 현장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라며 "안전에 있어서 만큼은 인력과 예산투입에 주저함이 없도록 각사 사장들이 각별히 신경써주길 바란다. 협력업체의 안전도 우리 일처럼 직접 챙겨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모든 의사결정은 법과 원칙에 따르고 도덕적 정당성이 있어야 한다는 점도 짚었다. 올해는 특히 국내외에서 어려운 일들이 많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의사결정의 순간마다 원칙을 생각하자는 것이다.
권 회장은 "회사는 결코 누구 한 사람의 힘이나 의지만으로 운영할 수는 없다"며 "어느 누구도 회사의 가치와 명예를 훼손할 권리는 없다"고 말했다.
끝으로 미래를 위한 신사업 투자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견도 피력했다. 권 회장은 "전 사업 영역에서 미래를 위한 준비에 적극 나서고 있다"면서 "이러한 미래를 위한 준비는 우리 그룹이 100년, 200년 성장해 나갈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citizen@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