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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11월 배포한 '정신교육 교재' 비상계엄 준비용 아니다"

이종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2.31 16:59

수정 2024.12.31 16:59

"정신교육 자료는 연중 전파…북한 비판 내용이 대부분"
교육 내용, 여러 전문기관·전문가들 오랜 시간 걸쳐 만든 것
[파이낸셜뉴스]
대한민국 국방부 상징. 자료=국방부 제공
대한민국 국방부 상징. 자료=국방부 제공
국방부는 지난달 말 각 군에 배포한 정신교육 교재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지시로 12·3 비상계엄 분위기를 다지기 위해 마련됐다는 의혹에 대해 "어떤 다른 의도를 가졌다고 볼 필요는 없다"라고 31일 밝혔다.

이날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해당 자료는 올 10월부터 제작이 돼서 11월 25일에 하달됐고, 12월까지 각급 부대에 가용한 여건 하에서 지휘관이 재량껏 교육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국방부 정책실이 만들어 육·해·공군과 해병대에 배포한 약 25쪽 분량의 '적에게 자비는 없다'란 제목의 정신교육 교재는 우리 군이 자비 없이 응징해야 할 적으로 김정은 독재정권과 북한군, 반국가세력이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전 대변인은 정신교육 자료에 '적에게 자비는 없다. 응징만 있을 뿐이다' '우리는 최고존엄이 5000만명인데, 북한은 1명이다'는 등 김용현 전 장관의 발언이 다수 포함된 것에 대해선 "장관이 예하부대에서 말한 부분으로 군이 상징적 의미를 갖고 있는 용어를 사용해서 장병 정신교육에 활용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게 어떤 누구의 어록이라고 표현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라고 말했다.


국방부가 지난해 12월 공개한 정신전력교육 기본교재에도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반국가세력에 대한 표현이 담겼다. 교재엔 "우리 내부엔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부정하고, 북한 3대 세습 정권과 최악의 인권 유린 실태, 극심한 경제난 등에 대해선 침묵하며 북한을 무비판적으로 추종하는 세력이 존재한다"는 표현과 "남한 내부에서 암약하는 종북 이적단체 등 반국가세력의 실체와 그들 주장의 허구성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라는 내용도 담겼다.

일각에선 '반국가세력'이란 표현이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담화문과 계엄사령부 포고령 제1호에도 담겼다는 점에서 해당 교재가 비상계엄을 정당화하기 위해 제작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전 대변인은 "정신교육 자료는 연중 지속 예하부대에 전파가 되고, 이 교재는 계엄 전에 교육하라는 것이 아니고 12월 이후에 각급 부대에서 교육하도록 돼 있다"며 "북한군과 북한 정권 또는 3대 세습에 대한 내용이 거의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반국가세력 표현은) 장병들에게 대적관 또는 국가관을 가르치는 교육 내용 중에 포함돼 있는 것으로 (계엄과) 연계할 의도를 갖고 만든 게 아니고, 강압적으로 지시가 내려간 것도 아니다"라며 "자료는 여러 전문기관 또는 전문가들이 오랜 시간에 걸쳐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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