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두 번째 백지화…선거운영위 '전원 사퇴'
축구협회, 중앙선관위원회 위탁 가능성 문의
원점으로 돌아간 선거…언제 다시할지 미지수
쉽지 않을 걸로 예상됐던 정몽규 현 축구협회장 후보의 4선 도전은 갈수록 '가시밭길'이 되는 분위기다.
당초 8일이었던 이번 회장 선거는 법원이 허정무 후보가 낸 회장선거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서 잠정 연기됐다가 23일 다시 실시하기로 했다.
법원은 선거인단 추첨의 공정성과 개인정보 제공 미동의 등이 선거의 공정을 현저히 침해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선거운영위원회는 새로운 일정을 짜고 12일에 선거인 명부 작성을 위한 선거인단을 재추첨하고, 13일부터 3일간 대상자가 선거인 명부를 열람해 개인정보를 확인하고 수정하면 16일 선거인 명부를 확정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허정무 후보와 신문선 후보는 즉각 반발했다. 자신들과 상의하지 않았다며 선거 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밟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23일 선거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허 후보는 두 번째 가처분 신청 가능성을 언급하며 선거운영위 해체를 주장했다.
신 후보도 10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 기일에 동의할 수 없으며, 문화체육관광부 감사에서 ‘자격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요구받은 정 회장의 후보자격을 문제 삼았다.
선거운영위는 "협회 규정과 절차에 따라 적법하게 선정된 선거운영위원회는 이번 선거와 관련된 모든 절차를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수행했다"며 "법원도 협회의 선거운영위원회 선정 절차나 구성 자체를 문제 삼지는 않았다"고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선거 기간 여러 차례 근거없는 비난과 항의가 제기됐다"며 "위원회는 이러한 상황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며, 위원회가 정상적으로 맡은 바 책임을 다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선거 일정이 백지화하자, 축구협회는 "선거운영위원회 재구성 문제를 포함해 추후 회장 선거 진행과 관련한 전반적인 사항을 논의한 뒤 다음 주 다시 알리겠다"고 밝혔다.
축구협회가 선거운영위 새판짜기에 들어간 가운데 허정무, 신문선 후보가 주장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 위탁도 협회에서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축구계 따르면 축구협회가 지난 8일 중앙선거관리위에 선거 위탁 여부를 문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야권 후보들이 주장하는 중앙선관위 위탁 방식이 가능한지 따져보기로 한 것이다.
선거 일정 백지화를 지켜보던 정 후보도 입장문을 내고 이번 선거의 중앙선거관리위 위탁을 찬성했다.
아울러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한 선거가 치러지길 바란다"며 허 후보와 신 후보에게는 근거없는 비방을 멈추고 정책 중심의 경선 활동을 펼칠 것을 촉구했다.
22일이면 새 수장을 찾을 것으로 예상됐던 축구협회장 선거는 여전히 미궁 속에서 헤매고 있다.
모든 게 원점으로 돌아가면서 새 선거운영위 구성과 중앙선관위 위탁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아졌다.
문체부의 중징계 요구 기한이 2월2일로 예정된 가운데 야권 후보들은 최대한 시간을 끌려는 모양새다. 이대로면 세 번째 선거 기일도 언제 잡힐지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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