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뉴스1) 이수민 기자 = 신축 중이던 초고층 아파트가 무너져 근로자 6명이 목숨을 잃은 광주 서구 화정동 아이파크 붕괴 사고 3주기 추모식이 11일 엄수됐다.
희생자 가족협의회는 이날 오후 3시 사고 현장인 아이파크 2단지 내 지하 7번 게이트 안쪽에서 '기억하지 않으면 참사는 반복됩니다'란 이름으로 3주기 추모식을 개최했다. 사고 희생자들을 위한 분향소는 추모식에 앞서 오후 1시 개방됐다.
협의회에 따르면 올해 추모식은 작년 말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를 애도하는 의미에서 예년보다 축소한 70여명 규모로 진행됐다.
이날 추모식엔 강기정 광주시장과 신수정 광주시의회 의장을 비롯한 시의원,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위원장과 조인철·정준호·민형배 국회의원, 김이강 광주 서구청장, 전승일 서구의회 의장과 구의원 다수가 참석했다.
추모식은 희생자 추모 묵념, 추모사, 해체 공사 보고 및 향후 계획 발표 청취, 헌화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안정호 유가족 대표는 '우리 사회에 바라는 메시지'를 통해 희생자들을 애도하며 안전을 강조했다.
안 대표는 "'과거가 현재를 도울 수 있는가' '죽은 자가 산 자를 도울수 있는가가'란 한강 작가의 말이 현실이 되는 요즘"이라며 "특수부대를 나온 나로선 비상계엄으로 국회에 출동한 군인들의 태도에서, 한밤중 국회로 뛰어간 시민들 모습에서 우린 광주 5·18의 기억을 볼 수 있었다. 모두가 이제 그만하라고, 지난 일이라고 할 때 광주는 과거를 기억하고 외쳤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혹자는 '놀러 가다, 돈벌려다 죽은 게 왜 희생이냐'고 말한다"며 "나라를 지키고 공적인 일 하는 것만 희생이 아니다. 편리한 세상을 만들어 가기 위해 산업현장에서 땀 흘리다 돌아가신 분들도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영웅"이라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 시절 사고 현장에 와 한 약속과 당선 후 오찬하며 했던 약속을 지키고 있지 않다"며 "2년 반 동안 수많은 참사가 있었고, 그때마다 책임지긴커녕 제대로 된 사과 한번 없는 없는 모습에 참사 유가족으로서 분노했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제주항공 참사를 보며 무너져 내렸다. 잊어가던 트라우마가 다시 찾아왔다"며 "우리 사회는 아직 참사가 일어나면 당사자 가족들은 답답하고 외롭고 막막하다. 슬픔도 힘든데 다른 것들과 싸워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안 대표는 "제발 그런 모습은 바뀌어야 한다"며 "어려운 문제지만 결국 우린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022년 1월 11일 오후 3시 46분 광주 서구 화정동에선 HDC현대산업개발이 시공 중이던 아이파크 201동 39층부터 23층까지 일부가 삽시간에 무너져 내렸다. 이 사고로 당시 작업 중이던 근로자 1명이 다치고, 6명이 건물 잔해에 매몰돼 결국 숨졌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