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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광화문으로 옮겨간 탄핵 찬반 집회, 도심 곳곳 마비

최승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1.11 19:08

수정 2025.01.11 19:08

보수·진보 양측 집회, 교통 혼잡과 인파로 서울이 몸살

11일 오후 2시께 광화문 광장과 세종대로 일대에 보수 집회인 '국민혁명대회'가 열려 참가자들로 발 디딜 틈 없는 모습./사진=최승한 기자
11일 오후 2시께 광화문 광장과 세종대로 일대에 보수 집회인 '국민혁명대회'가 열려 참가자들로 발 디딜 틈 없는 모습./사진=최승한 기자

[파이낸셜뉴스] 11일,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서 열리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반 집회가 서울 광화문으로 중심을 옮기며 도심 전역에 극심한 교통 혼잡과 인파를 불러왔다.

보수 집회, 광화문 3만명
오후 2시, 광화문 광장과 세종대로 일대는 경찰 비공식 추산 약 3만 명이 모인 ‘국민혁명대회’로 북적였다. 시청역에서 광화문 광장까지 약 800m 구간은 집회로 인해 통제됐고, 차량 통행이 막힌 9차선 도로는 참가자들로 가득 찼다.

찬송가와 군가가 울려 퍼지는 집회 현장에서는 동화면세점 앞 단상을 중심으로 LED 모니터와 대형 스피커를 통해 발언이 전달됐다. 단상에서 한 발언자가 “보수 세력의 승리”와 “좌파 세력 몰아내기”를 외치자, 참가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탄핵 무효”와 “부정선거 척결”을 소리쳤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구속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주최 측은 헌금 주머니를 돌리며 참가자들의 자발적 기부를 받았다.

진보 집회, 동십자각에서 안국역까지

같은 시각, 세종대왕 동상 뒤편과 동십자각 일대에서는 진보 집회가 열렸다. 경찰 비공식 추산 약 2만 명이 참가한 진보 집회는 다양한 연령층이 참여했으며, 특히 젊은 여성들의 참여가 두드러졌다.

참가자들은 “윤석열 탄핵”과 “불법 계엄 규탄” 등의 구호를 외치며, 수십 개의 깃발을 들고 동십자각에서 안국역까지 약 900m 구간을 가득 메웠다. 집회 현장에서는 대중가요가 흐르며 형광 조끼를 입은 젊은 여성들이 참가자들을 돕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국립고궁박물관 앞에는 후원자들이 마련한 푸드트럭 20여 대가 배치돼 떡볶이, 어묵, 츄러스 등을 제공하며 놀이공원을 연상케 하는 풍경을 연출했다. 진보 집회에 참가한 동모씨(50대)는 “주말을 맞아 많은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광화문에서 열린 집회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광화문 집회로 인해 교통 혼잡도 극심했다. 세종대로는 여러 구간이 차량 통제를 받았고, 서울시와 경찰은 시민들에게 대중교통 이용을 권장했다. 지하철역에서는 집회 인파에 대한 주의 방송이 주기적으로 이어졌다.

11일 오후 2시께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일대에 대통령 탄핵 집회가 열려 참가자들의 깃발이 가득한 모습./사진=최승한 기자
11일 오후 2시께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일대에 대통령 탄핵 집회가 열려 참가자들의 깃발이 가득한 모습./사진=최승한 기자

한남동 관저 앞, 차분한 분위기
광화문으로 집회의 중심이 옮겨가며, 한동안 소음과 혼잡으로 몸살을 앓던 용산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은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를 보였다. 한남동 일대의 교통 상황은 평소보다 원활했으며, 폴리스라인 축소로 인해 관저 주변 보행로 통행도 자유로웠다. 지난달 30일 윤 대통령 체포영장이 발부된 이후, 한남동 관저 앞에서는 연일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그러나 주말을 맞아 체포영장 집행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광화문이 다시 주요 집회 장소로 떠올랐다.

이날 보수 집회에 참가한 문모씨(60대)는 “광화문으로 돌아온 것은 더 많은 지지자를 결집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양측 집회는 당분간 한남동과 광화문을 오가며 지속될 예정이며, 도심 소음과 교통 혼잡은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425_sama@fnnews.com 최승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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