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뉴스1) 권혁준 기자 =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의 외국인 사령탑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이 심판 판정에 대해 단단히 뿔이 났다. 여자부에서 홀로 외국인 신분인 자신만 시즌 내내 불공평한 대우를 받고 있다며 불만을 쏟아냈다.
흥국생명은 11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5 V리그 여자부 한국도로공사와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2-3(22-25 25-21 20-25 25-23 11-15)으로 패했다.
흥국생명은 7일 GS칼텍스전에 이어 7위, 6위 팀에 연달아 패하며 선두 수성에 비상등이 켜졌다.
경기 후 기자회견실에 들어선 아본단자 감독은 "GS칼텍스전과 오늘 경기는 결과가 같지만 내용이 달랐다"면서 "선수들이 좀 더 시도하고 이기려고 노력했다. 마르타 마테이코도 좋아진 모습을 보였다"고 긍정적으로 답했다.
하지만 1세트 상황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아본단자 감독은 1세트 19-22 상황에서 마테이코의 블로킹이 '수비자 안테나 반칙'으로 인정돼 실점하자 거세게 항의하다 옐로카드를 받았다.
최초 판정은 마테이코의 블로킹이 성공한 것으로 인정됐지만, 도로공사의 비디오 판독이 받아들여져 결과가 바뀌었다. 이에 아본단자 감독은 거세게 반발, 비디오 판독을 재요청했는데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아본단자 감독은 "옐로카드를 받은 순간이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는다"면서 "경기 후 심판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지만, 다른 감독들과 다르게 대하는 부분에 대해 지쳤다"고 토로했다.
이날 경기에서 실점한 부분을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심판진의 기본적인 태도에 아쉬움을 드러낸 발언이다.
그는 "심판진에게 어떤 요구를 하면 일단 'NO'라는 대답이 온다"면서 "오늘 1세트 상황에서도 우리 팀에 비디오 판독이 남아있었는데도 일단 'NO'라는 답이 먼저 왔다"고 1세트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한국인 감독들과 다르게 대하는 것이 느껴지면 비슷한 상황이 올 때마다 긴장하게 된다"면서 "모든 감독은 동일한 대우를 받아야 하는데, 시즌 내내 이런 일이 반복돼 지친다"고 덧붙였다.
아본단자 감독은 자신이 이탈리아 출신임을 언급하며 다소 큰 몸동작과 반응에 대해서도 존중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한국인의 문화나 습관, 특성을 존중한다. 그만큼 이탈리아 사람의 특성도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내가 이탈리아 사람이라 손동작이 크고 리액션이 큰데, 그런 부분에서도 제재받는 게 있다"며 아쉬워했다.
같은 상황에 대해 다른 판정이 나오는 것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아본단자 감독은 "오늘 경기에서 우리가 푸싱 반칙에 대해 항의한 장면은 지난 경기에서 우리 팀 정윤주가 반칙 지적을 받았던 것과 비슷했다"면서 "이기고 지는 것은 그대로 받아들이고 싶은데 경기 외의 부분이 아쉽게 느껴진다"고 했다.
그러면서 "잘못된 판정은 결국 스트레스와 긴장으로 올 수밖에 없다. 나뿐 아니라 선수들에게도 영향을 주게 된다"며 한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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