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최윤서 인턴 기자 = 중국 북서부의 한 학교 기숙사 옥상에서 10대 남고생이 추락사한 가운데 학교와 경찰이 사건을 은폐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폭력 시위가 벌어졌다.
9일(현지시각) BBC는 '학생이 추락해 사망한 뒤 중국의 폭력 시위'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10대 소년의 죽음이 중국 북서부의 한 도시에서 폭력 시위를 촉발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중국 당국은 산시성 웨이난시 푸청현의 직업교육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남학생 '당'이 교내 기숙사 건물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당은 사망 전날 밤 학생들의 떠드는 소리에 잠에서 깼고, 다른 학생과 말다툼을 벌였다. 당시 이들의 다툼은 학교 관계자가 중재했는데, 그날 밤 기숙사 건물 인근에서 그의 시신이 발견된 것이다.
경찰은 성명을 통해 "이번 사건은 한 학생이 교내 높은 곳에서 떨어진 사고"라며 "경찰 수사와 부검 결과 단순 사고사로 판단돼 형사 사건에서 제외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후 현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해당 사건을 둘러싼 여러 의혹이 제기됐다. 일부 누리꾼들은 숨진 남학생이 따돌림을 당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주장을 내놨다. 일각에서는 학교와 당국이 진실을 은폐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유족들 또한 숨진 학생의 몸에서 발견된 상처가 높은 곳에서 떨어져 생긴 것이라는 당국의 설명과는 거리가 있고, 경찰이 유족들에게 숨진 학생의 시신을 오랜 시간 보여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유족들의 주장을 접한 재학생과 학부모, 푸청현 인근 주민들은 학교로 몰려와 시위를 벌였다.
SNS에는 시위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들이 확산했다. 영상에는 경찰·학교 관계자들과 무력 충돌하는 시위대 수천명의 모습이 담겼다.
영상에서 시위대는 "우리에게 진실을 달라"고 외치며 교내 건물을 습격하는 등 경찰과 대치를 이어갔고, 그 과정에서 교내 건물 일부가 파괴되거나 학교 입구의 바리케이드가 차단되기도 했다.
또 시위대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경찰은 시위대에게 진압봉을 휘두르거나 발로 차며 강경 진압을 시도했고, 이로 인해 시위대는 머리와 얼굴에 피를 흘리는 등 심한 부상을 입기도 했다.
일부 시민들은 학교 입구에 꽃을 두거나 교내 건물 옥상에서 종이 조각을 던지며 숨진 학생에 대한 애도의 뜻을 전했다.
현재 시위는 학교 측의 만류로 중단된 상태다. 그러나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들이 해외 SNS를 통해 확산하면서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다만 중국 관영 매체는 이번 사건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으며 현지 SNS에서도 시위 관련 소식들이 대부분 검열을 통해 삭제됐다고 매체는 전했다.
매체는 "중국에서 공개 시위가 드문 일은 아니다"라면서도 "중국 당국은 2022년 제로 코로나 정책에 반대하는 백서 시위 이후 이에 특히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매체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대중에게 "소문을 만들거나, 소문을 믿거나, 소문을 퍼뜨리지 말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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