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1950년 1월 12일, 딘 애치슨 미국 국무장관이 애치슨 라인을 발표했다. 당시 미국이 소련과 중국의 팽창을 억제하기 위해 태평양 지역에 방위선을 구축하면 범위를 설정했는데, 한국과 대만 등 일부 지역을 방위선에서 제외한다는 내용이 골자였다.
애치슨 라인은 1950년대 당시 냉전의 시기에 미국의 극동 방위선의 범위를 명확히 한 것이었다. 알류샨 열도-일본-오키나와-필리핀을 연결하는 선으로 설정됐으며, 한국과 대만은 이 선의 안쪽에 위치해 있었다. 즉, 미국은 한국과 대만에 대한 방위 의무를 명시적으로 부인한 것이었다.
애치슨 라인이 대만과 한국을 제외한 이유는 당시 미국의 외교 정책과 국제 정세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였다. 미국은 유럽에서 소련과 대치하고 있었고, 동남아시아에서도 프랑스와 함께 베트남 전쟁에 개입하고 있었다.
이에 추가적인 부담을 줄이기 위해 방위선을 축소할 필요가 있었다. 또한, 미국은 한반도와 대만 해협보다 일본과 필리핀을 더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로 판단했고,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했다. 미국은 전 세계적인 공산주의 확산에 맞서 방어선을 구축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했지만, 제한된 자원과 전략적 판단에 따라 한국과 대만을 방위선에서 제외하게 된 것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애치슨 라인 발표는 북한의 남침을 자극해 한국전쟁을 야기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북한은 미국이 한국을 방어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중국과 소련의 지원하에 남침을 감행했다. 결국 애치슨 라인은 한국전쟁의 발발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한국 현대사의 흐름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애치슨 라인은 미국의 오판에 따른 결과로 한반도 분단의 근본적인 원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는 비판을 면치 못했다. 한국전쟁은 냉전 체제를 한반도로 확장시키는 결과를 초래했으며, 이는 이후 한국의 정치, 경제, 사회 전반에 걸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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