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가수 나훈아(77)가 은퇴 전 마지막 콘서트에서도 지치지 않는 열정을 드러내면서 '가황'의 품격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지난 11일 오후 7시 30분 나훈아는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KSPO돔(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2024 고마웠습니다-라스트 콘서트 서울' 이틀 차 공연을 열었다.
이번 공연은 지난해 2월 데뷔 56년 만의 은퇴 의사를 전한 나훈아가 지난해 4월 인천 공연을 시작으로 전국에서 진행해 온 은퇴 콘서트 투어의 마지막 일정.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총 5차례의 공연을 열고 7만 관객을 만나며, 이번 공연을 마지막으로 나훈아는 은퇴를 활 계획이다.
이에 이날 나훈아의 마지막 공연을 보기 위해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은 나훈아와의 마지막 추억의 장을 장식하기 위해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이른 시간부터 공연장을 찾아 눈길을 끌었다. 특히 부모님과 함께 공연을 관람하기 위해 공연장을 찾은 젊은 세대도 눈에 띄었다.
이처럼 많은 관심 속에서 열린 나훈아의 마지막 콘서트. 나훈아는 '고향역'을 부르며 등장할 때부터 '체인지' '18세 순이' '사랑' '홍시' '아름다운 이별' '테스형' '고장난 벽시계' 등의 히트곡들을 열창하며 공연 막바지까지 특유의 날카로운 카리스마와 가슴 절절하게 만드는 라이브 실력을 선보이면서 팬들의 환호를 받았다.
가장 돋보이는 건 역시 '에너지'였다. 나훈아는 한 곡을 마칠 때마다 곡의 콘셉트에 맞는 무대 의상으로 환복을 진행했고, 이를 단순히 칸막이만 두고 무대 위에서 진행해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또한 나훈아는 무대에서 내려와 직접 팬들과 부대끼며 공연을 완성하면서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했다.
'가황' 나훈아는 공연 도중 정치권에 대한 작심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그는 탄핵정국을 언급하면서 "이쪽에서는 저 쪽보고 '그럼 너는 잘했냐'라고 한다"라며 "지금 정치하는 것들에게 '정말 너희가 국가와 국민을 위해 정치하고 있는 건가'라고 묻는다"라고 얘기했다,
이후 나훈아는 "지금은 싸우고 할 때가 아니라 국방을 튼튼하게 해야 하는 때"라며 "군인들이 잡혀가는 게 생방송으로 나오고, 군인이라는 게 질질 울고 있더라. 어떻게 그런 사람에게 국방을 맡기겠냐"라고 말하기도.
이외에도 나훈아는 은퇴에 대해 "한번 말했으니 할 수 없다"라며 "사나이가 한 번 얘기했으니 끝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한 "제가 마지막 공연을 처음 해봐서 '어떤 기분일까' '어떤 마음일까'를 몰랐는데, 이제 알겠다"라며 "말하면서 울컥하는 게 있어서 씩씩하게 공연하려 한다"라고 은퇴를 앞둔 심경을 전했다.
지난 1968년 '내 사랑'으로 데뷔한 뒤 '사랑', '울긴 왜 울어', '잡초', '무시로', '고향역', '어매', '땡벌' 등의 곡으로 큰 인기를 얻었고, 현재까지 800곡 이상을 만들었으며 히트곡만 100곡이 넘어 '가황'이라는 별칭이 붙었던 나훈아. 이제 마지막 콘서트 후 은퇴를 하겠다고 밝힌 나훈아가 팬들에게 선사한 감동의 무대는 그야말로 '가황'의 품격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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