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전국 아파트 분양가 3.3㎡ 당 2063만원...15년만에 매매가 추월

[파이낸셜뉴스] 지난해 전국 아파트 평균 분양가격이 15년만에 평균 매매가격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17개 시도에서 모두 역전이 일어난 가운데 서울의 경우 2018년 이후 6년만에 평균 분양가가 평균 매매가를 웃돌았다.
24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전국과 서울에서의 3.3㎡ 당 평균 아파트 분양가는 각각 2063만원과 4820만원을 나타냈다. 같은 기간 평균 아파트 매매시세는 전국은 1918만원, 서울은 4300만원으로 분양가보다 각각 145만원, 520만원이 낮았다.
예컨대 국민평형인 전용면적 85㎡ 기준으로 시세 대비 비교할 경우 분양가 수준이 전국은 5000만원, 서울은 1억7000만원가량 높다는 의미다.
2023년 '1.3대책'을 통해 서울 강남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규제지역이 대부분 해제되면서 민간택지에 대한 분양가도 사실상 자율화됐다. 특히 코로나 펜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본격화된 금리인상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에 따른 조달금리 증가와 급등한 건자재 가격, 인건비, 물류비 등이 반영되기 시작하면서 분양가 수준도 급격하게 오르기 시작했다.
서울 지역을 기준으로 추세를 살펴보면 2018년에는 분양가가 시세 대비 3.3㎡ 당 50만원정도 비쌌다가 분양가 규제가 심화됐던 2019년 분양가가 시세 대비 440만원 더 싸졌다. 이후 △2020년(1012만원) △2021년(1455만원) △2022년(643만원) △2023년(504만원) 등으로 분양가가 시세보다 낮은 수준을 이어오다 지난해 6년 만에 역전됐다. 분양가상한제 규제 시 청약 당첨만 되면 수억원의 차익이 발생하면서 '로또 분양'이 트렌드로 굳어진 바 있다.
동일한 기준으로 3.3㎡ 당 분양가와 시세의 편차(분양가-시세)를 지역 별로 살펴보면 △제주(1245만원) △울산(1096만원) △부산(954만원) △광주(953만원) △경북(858만원) △대구(834만원) △대전(766만원) △강원(666만원) △전남(649만원) △경남(630만원) 등 주로 지방을 중심으로 17개 시도 모두에서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특히 지방은 건축비와 조달금리 등의 원가부담이 수도권과 동반해 급격하게 올랐지만 미분양주택이 대거 누적되면서 지방지역 건설사들이 이중고에 빠진 상황이다. 지방 수요자 입장에서는 높아진 분양가에 청약통장을 쓰기 보다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기존 아파트나 할인하는 미분양에서 내 집 마련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도 분양가가 떨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공공택지조차 지난해 3월과 9월 기본형건축비 정기 고시에서 각각 3.1%, 3.3% 인상에 나서는 등 매년 큰 폭의 인상에 나서고 있다"면서 "최근 정치 혼란에 따른 환율 급등으로 해외에서 수입하는 건축자재와 물류비 등도 상승 중인 만큼 전국 및 17개 시도 민간택지에서의 분양가 상승흐름은 계속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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