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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대서양 무역전쟁 초읽기… 트럼프 "유럽, 수년간 美 학대" 유럽정상들 "단호 대응"[글로벌 무역전쟁 확산]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2.04 18:17

수정 2025.02.04 18:17

트럼프 "조만간 관세부과" 위협
마크롱 "EU 더 단합하게 할 것"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 신화연합뉴스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 신화연합뉴스
캐나다·멕시코와 무역전쟁을 1개월 연기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차 유럽연합(EU)을 비난하며 유럽과 2차 무역전쟁을 암시했다. 유럽 정상들은 돌아온 트럼프의 위협에 대항하겠다며 단합을 강조했다.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매체들에 따르면 트럼프는 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을 만나 EU를 언급했다. 그는 "EU는 미국을 수년에 걸쳐 학대했으며 그들은 그러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전날에도 현지 매체 인터뷰에서 미국이 EU와 무역에서 많은 적자를 본다며 차량과 농산물 등을 언급했다.
그는 EU에 관세부과 가능성에 대해 "시간 일정을 말하지는 않겠지만 조만간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달 31일 기자회견에서도 EU에 관세를 추가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틀림없이 그렇다"고 말했다.

EU 통계국에 따르면 EU는 2023년 기준으로 전체 수출 중 가장 많은 약 20%를 미국으로 보냈다. EU는 같은 해 미국과 상품 무역에서 약 1600억달러(약 233조원) 흑자를 봤고, 서비스 무역에서는 1070억달러(약 156조원) 적자를 기록했다.

미국 싱크탱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의 킴벌리 클라우싱 이코노미스트는 NYT를 통해 "미국과 EU 간 보호무역주의 패턴은 매우 균등하며, 미국이 이용당하고 있다는 증거는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트럼프의 주장이 "정직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일부 품목에서는 트럼프의 주장처럼 차이가 있다. 차량의 경우 미국의 관세율은 2.5%이지만 EU는 10%에 달한다. EU가 식음료에 적용하는 관세율도 평균 3.5%로 미국보다 높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3일 보도에서 다수 관계자의 말을 인용, 트럼프 2기 정부 내에서 EU 수입품에 10% 관세를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트럼프는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EU를 비롯한 세계 모든 국가의 수입품에 10~20%의 관세를 더 받겠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2기 정부에서 2차 무역전쟁을 앞둔 EU 정상들은 3일 우크라이나 문제 논의를 위해 비공식 정상회의를 열었으나, 정작 회동 이후 트럼프와 무역전쟁을 경계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EU의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집행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EU는 미국과 활발하고 건설적인 대화에 임할 준비가 되어 있지만 새로운 도전과제와 불확실성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이어 "EU는 부당하거나 독단적인 표적이 된다면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미국이 캐나다와 멕시코에 얼마나 가파른 관세를 부과하려 했는지 목격했다"고 강조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코로나19가 유럽에 경종을 울렸던 것처럼 트럼프 정부의 선택과 발언은 EU가 더 단합하게 하고, 더 적극적으로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독일의 올라프 숄츠 총리 또한 "EU는 강력하고 이익을 추구할 모든 기회가 있다"며 "이는 미국에 우리가 전달해야 할 메시지"라고 말했다.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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