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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 두달만에 삐걱...日혼다·닛산 통합 무산되나

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2.05 13:43

수정 2025.02.05 13:44

일본 자동차업체 2, 3위인 혼다와 닛산자동차 로고. 뉴시스
일본 자동차업체 2, 3위인 혼다와 닛산자동차 로고. 뉴시스

【도쿄=김경민 특파원】 일본 2·3위 완성차 업체인 혼다와 닛산자동차 간 경영 통합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5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두 회사는 지난해 12월 경영 통합을 공식 발표했으나 협상 과정에서 혼다가 닛산을 자회사화하는 방안을 타진하면서 양측의 갈등이 표면화됐다. 닛산 측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통합 협의 자체가 중단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당초 양사는 내년께 지주회사 설립 후 각각의 회사를 산하에 두는 방식으로 통합을 추진하기로 했다. 그러나 협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혼다가 닛산의 주식을 대거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하는 방안을 제안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이날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혼다는 2월 1일까지 닛산을 자회사화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닛산이 경영 주도권을 빼앗길 것을 우려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닛산의 한 간부는 요미우리에 "양측의 주주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조건을 충족시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며 "경영 통합은 사실상 무리"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NHK도 "닛산은 대등한 관계에서의 경영 통합을 원했으나 혼다가 돌연 자회사화를 추진하면서 협상이 큰 고비를 맞고 있다"고 전했다.

혼다의 자회사화 추진 배경에는 닛산의 경영 구조조정 문제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닛산은 지난해 11월 전 세계적으로 9000명의 인력을 감축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혼다 측은 이 조치가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혼다는 닛산의 구조조정 속도가 느리다고 판단해 직접 경영권을 행사하며 정리해고를 포함한 경영 합리화를 주도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교도통신은 "혼다로서는 경영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의도가 있어 보인다"면서 "닛산의 반발로 통합에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혼다와 닛산은 조만간 각각 이사회를 열어 통합 협의 지속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아사히신문은 "양측 이사회에서 통합 협의를 중단하는 방안이 검토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양사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미국 테슬라와 중국 BYD 등과 경쟁이 심화되면서 기술 협력 강화를 추진해왔다.


이번 협상의 향방은 일본 자동차 산업의 재편과 글로벌 시장 경쟁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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