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뉴스1) 조영석 기자 = 빛과 DNA 가교제를 이용해 자유자재로 변형 가능한 수화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신소재공학과 최영재 교수 연구팀이 빛(LED)을 이용한 자외선(UV)과 가시광선으로 원하는 모양의 변형 및 반복 재구성이 가능한 마이크로 수화젤을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연구진이 개발한 수화젤을 활용하여 만들어진 로봇 팔은 마이크로 사이즈의 퍼즐을 움직여 맞추고, 물체를 잡는 등 마이크로 로봇의 동작을 구현하여 정밀한 작업에 활용될 수 있다.
물과 상호작용하여 부피가 늘어나는 고분자 물질인 수화젤(하이드로젤)은 빛과 온도, 수소이온농도(pH)와 같은 외부 자극과 환경에 반응하여 부피가 변하는 등 모양의 변화를 조절할 수 있다.
기존의 모양 변형 수화젤은 서로 다른 반응 특성을 갖는 여러 재료를 결합하여 구성하는 방식으로 제작되었으나 위치, 방향, 정도 등 단일 모양으로 고정되어 다채로운 변형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이 이번에 개발한 광반응성 마이크로 수화젤은 패턴화된 빛을 이용하여 원하는 영역에서의 팽창·수축 조절을 통해 자유롭게 모양 변형이 가능하다.
또 이번 연구에 사용된 DNA 가교제는 광반응성 이성질체인 아조벤젠(Azobenzene)을 포함하고 있어 빛의 파장에 따라 DNA의 결합과 분리를 조절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가시광선을 쪼이면 아조벤젠은 트랜스(Trans) 구조를 가지며 DNA 결합을 가능하게 한다. 반대로 자외선(UV)을 쪼이면 DNA 가닥의 연쇄적인 결합을 통해 가교제의 길이가 증가하여 수화젤이 팽창하고 UV 아래에서는 결합된 DNA 가닥이 분리되며 가교제의 길이가 짧아지고 수화젤이 수축한다.
연구팀은 UV 조사 위치와 시간 조절을 통해 구부러짐을 프로그래밍하여 로봇의 정밀한 동작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최영재 교수는 "이번 연구 성과를 통해 복잡한 구조와 추가적인 자극 없이 광 반응성 DNA 가교제와 빛으로 수화젤 로봇을 프로그래밍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향후 DNA 디자인을 통한 반응 메커니즘 다양화를 통해 알고리즘처럼 작동하여 고도화된 변형을 보일 수 있는 수화젤 로봇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 교수, 최은진 박사가 지도하고 노준호 석사과정생과 박성준 석사과정생이 함께 수행한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에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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