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 자리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없애기 위한 방법에 대해 논의했다"며 "가자는 같은 사람들에게 재건되고 점령되면 안 된다. 미국이 가자지구를 점령(take over)하고 소유(own)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가자 주민들이 돌아오길 원하는 이유는 그들에게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신 우리는 가자 주민들이 살기 위한 다양한 기반 시설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이 지역의 (기반을) 다지고 경제 발전을 창출할 것"이라며 "이 지역 사람들을 위한 일자리와 주택을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는 가자지구 안보 부재를 메우기 위해 미군을 보낼 의향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들어올 것을 공공연히 주장하고 덴마크령 그린란드를 매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파나마운하와 그린란드를 통제하기 위해 군사적·경제적 수단을 배제하지 않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가자지구 점령 발언으로 미국의 대외정책은 논란의 중심에 섰다. 국제사회는 트럼프의 정책을 강제 이주와 식민주의적 지우기 시도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외무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사우디아라비아는 동예루살렘을 수도로 하는 독립 팔레스타인 국가를 수립하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며 "그렇지 않고는 이스라엘과 외교 관계를 수립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사우디아라비아는 이스라엘의 정착 정책, 토지 합병 또는 팔레스타인인을 땅에서 몰아내려는 시도로 팔레스타인인들의 합법적 권리를 침해하는 것을 명확하게 거부한다"고 전했다.
부동산 개발업자로 성공해 막대한 부를 이룬 트럼프답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의 가자지구 점령 및 '중동의 리비에라' 개발 언급에 대해 "세계 지도자라기보다는 부동산 개발업자에 더 가깝게 말했다"고 혹평했다.
이러한 무분별한 영토 확장주의는 트럼프 지지자들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로 대표되는 미국 우선주의자들에게 열렬한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면에서 트럼프의 포퓰리즘을 강화하는 움직임으로도 해석된다.
다만 일련의 무리한 시도가 실현 가능성이 작을뿐더러 오히려 이해당사국의 극심한 반발을 불러일으켜 불필요한 적대감만 증폭시킨다는 점에서 비판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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