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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범 회장 측 "영풍도 집중투표제 도입하자"…왜?

뉴시스

입력 2025.02.05 16:13

수정 2025.02.05 16:13

최윤범 측 집중투표제 도입 요구 압박 집중투표제 활용 영풍 이사회 진입 구상 영풍 측 법적 대응에 집중투표제 반격 영풍 "정해진 절차에 따라 검토" 입장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13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일반공모 유상증자 계획 철회' 등의 내용을 포함한 기자회견을 마친 후 이동하고 있다. 2024.11.13.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13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일반공모 유상증자 계획 철회' 등의 내용을 포함한 기자회견을 마친 후 이동하고 있다. 2024.11.13.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이창훈 기자 =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영풍 측에 영풍 주주총회에도 집중투표제를 도입하자고 제안했다.

고려아연 경영권을 놓고 영풍 측과 분쟁 중인 최 회장 측은 고려아연에 이어 영풍에도 집중투표제 도입을 추진하며, 영풍 이사회에도 진입하겠다는 의도다.

최 회장 측은 영풍이 최 회장을 검찰에 고발하는 등 법적 대응에 나서자, 영풍의 경영권 압박 카드로 집중투표제를 꺼내 영풍 측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5일 최 회장 측이 최대주주(지분율 70.27%)인 영풍정밀은 내달 열리는 영풍 정기 주주총회에서 집중투표제 도입을 위한 정관 변경 안건을 의안으로 상정해달라고 영풍 측에 요구했다.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놓고 다툼 중인 영풍에도 경영권 분쟁의 불씨를 옮겨, 경영권 분쟁의 전선을 고려아연 뿐 아니라 영풍으로 더 넓히겠다는 것이다.


일단 최 회장 측은 영풍의 지배구조 개선이 그만큼 시급하다는 표면적 이유를 내걸었다.

영풍 지분율 3.59%를 보유한 영풍정밀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주주 제안 서한을 지난 3일 영풍 측에 전달했다.

영풍정밀은 오는 11일까지 주주 제안 수용 여부를 회신해달라는 입장이다. 영풍정밀은 만약 영풍 쪽의 회신이 없을 경우 법원에 의안 상정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는 등 법적 조치에 나설 계획이다.

최 회장 측이 영풍에 집중투표제 도입을 제안한 배경은 영풍에 대한 경영권 '압박 전략'이라는 해석이다.

최 회장 측은 영풍정밀과 선메탈코퍼레이션(SMC) 등을 통해 영풍 지분 15.15%를 보유하고 있다. 반면 영풍 측 지분율이 52.65%라는 점을 감안하면, 최 회장 측이 경영권 자체를 뒤흔들 수 있는 지분 구도는 아니다.

그러나 최 회장 측이 원하는 집중투표제를 도입하게 되면 상황은 달라진다. 집중투표제를 활용하면 최 회장 측이 영풍 이사회에 진입할 가능성이 이전보다 더 높아진다.

집중투표제는 소수 주주가 자신의 의결권을 특정 이사 후보에게 몰아줄 수 있다. 예컨대 주식 1주를 가진 주주가 5명의 이사를 선출할 때, 집중투표제가 있다면 총 5표(1주 × 5명)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집중투표제 통과 가능성은?
특히 집중투표제 도입 여부를 결정하는 투표는 상법상 '3% 룰' 적용을 받는다. 이에 따라 집중투표제 도입을 위한 주총 표 대결에선 찬성하거나 반대하는 주주별로 '최대 3%; 지분율만큼만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같은 3% 룰 적용 시 영풍 측은 13%대, 최 회장 측은 12%대로 지분 구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소수 주주 표심에 따라 집중투표제 도입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얘기다.

예컨대 영풍 지분 3% 이상을 보유한 머스트자산운용의 경우 집중투표제 도입 여부를 신중히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머스트자산운용은 "영풍과 영풍정밀의 (집중투표제 도입) 제안을 충분히 검토한 뒤 입장을 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영풍 측이 최 회장 측의 집중투표제 도입 제안을 실제로 주총 안건으로 받아들일 지 여부는 미지수다.


영풍은 영풍정밀의 집중투표제 도입 제안에 대해 "내부적으로 정해진 절차에 따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만약 영풍이 최 회장 측의 집중투표제 도입을 거부하면, 최 회장 측은 또 다른 법적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고려아연의 집중투표제 도입을 놓고 영풍 측과 최 회장 측이 팽팽한 입장차를 보인데 이어, 이제 양측 갈등은 영풍의 경영권 분쟁으로 옮겨 붙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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