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여야는 5일 '미래 먹거리'를 두고 정책 행보를 펼치며 국정협의회 주도권 선점을 위한 경쟁을 이어갔다.
여당은 변전소를 찾아 인공지능(AI)과 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에너지 법안 처리를 내세웠으며 야당은 4대 그룹을 만나 통상 환경 변화에 따른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경기 평택 고덕변전소를 방문해 현장 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는 AI와 반도체 발전에 따라 전력 수요가 증가하면서 안정적인 전력망을 확충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열렸다.
권 위원장을 비롯해 김상훈 정책위의장과 경제활력민생특별위원장인 윤희숙 여의도연구원장, AI 3대강국도약특별위원장인 안철수 의원 등이 총출동했다.
최근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가 '저비용 고효율' AI 모델을 출시하며 전 세계가 충격에 빠진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한국이 AI 산업에서 도태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여당이 고덕변전소를 찾은 것은 AI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안정적인 전력망 확보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고덕변전소는 세계 최대 규모 반도체 생산시설인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 전력을 공급한다.
여당은 이날 AI 산업 발전을 위해 '국토균형발전 종합인프라계획'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전원(電源)이 있는 지역에 기업이 들어오면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식으로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국토균형발전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겠다는 취지다.
여당은 구체적인 실행 방안으로 우선 가칭 '전력발전연계형 기업 이전에 관한 특별법'을 준비 중이다.
변전소 방문은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에 처리를 촉구하고 있는 미래 먹거리 4법(반도체 특별법과 국가기간전력망확충법·고준위방폐장법·해상풍력특별법 등 에너지 3법)과도 맞닿아 있다.
다음 주 초로 예정된 국정협의회에서 4개 법안이 처리될 수 있도록 압박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실용주의' 노선으로 전환을 꾀하고 있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 전쟁을 선포한 것에 대응해 대기업들의 애로사항을 듣는 토론회를 주재했다.
지난 3일 반도체 특별법에 관한 토톤회를 직접 주재한 것에 이어 이번에는 통상 현안을 챙겼다.
특히 토론회에는 삼성과 LG, SK, 현대차 등 4대 그룹 관계자가 참석해 이 대표가 대기업 챙기기에 공을 들이고 있는 모습이 부각됐다.
삼성과 LG, SK 등 주요 간담회장 벽면에 적혀 있던 '경제는 민주당'이라는 문구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됐다.
국정협의회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정책 경쟁이 가열되면서 상호 비판도 강해지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현장 수출기업에는 근로시간을 비롯한 다양한 규제가 훨씬 더 큰 걸림돌"이라며 "수주 날짜를 못 맞추면 예산 지원이 무슨 의미가 있겠나"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자신이 제안한 통상특별위원회에 여당이 '사전 협의가 없었다'고 반응한 것을 두고 "나라살림을 책임지고 있다면서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얼굴 색도 안 변하고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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