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트럼프 '가자 강제이주'에 사우디 '반대'…"팔레스타인 국가 수립해야"

뉴시스

입력 2025.02.05 17:19

수정 2025.02.05 17:19

하마스 "팔레스타인 뿌리 뽑으려는 계획" 반발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가자지구 점령' 구상에 정면으로 반박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외무부는 5일(현지 시간) 소셜미디어 엑스(X·구 트위터)를 통해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에 대한 입장이 확고하고 흔들림이 없다"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입장을 밝혔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정상회담 과정에서 사우디가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을 고집하지 않는다고 말했는데, 즉각 반박에 나선 것이다.

이슬람 수니파의 맹주국으로 불리는 사우디는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 수립 없이는 이스라엘과 수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사우디와 이스라엘의 수교는 미국 중동 정책의 핵심 목표다.


사우디는 지난 1일에도 이집트·요르단·아랍에미리트·카타르 및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와 함께 공동성명을 내고 트럼프 행정부의 기조에 대해 "지역 안정을 위협하고 갈등을 확대할 위험이 있으며, 평화와 공존에 대한 전망을 훼손한다"고 했다.

이집트의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도 지난달 29일 "팔레스타인 국민을 그들의 땅에서 이주시키는 것은 우리가 참여할 수 없는 부당한 행위"라며 "해결책은 팔레스타인 국가의 수립"이라고 못박은 바 있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도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진짜 목적은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을 쫓아내는 것"이라며 반발했다.

하마스는 트럼프 대통령 발언 이후 입장을 내고 "그의 계획은 이 지역에 혼란과 긴장을 조성한다"며 "가자 지구의 주민은 이 계획의 통과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마스 정치국 고위 관계자도 텔레그램을 통해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가자 지구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재건을 명분으로 고향을 떠나라고 촉구한 것에 반대한다"고 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인종차별적이며, 우리의 확고한 국가적 권리를 무시한 채 팔레스타인 문제를 없애려는 명백한 시도"라며 "팔레스타인 국민은 그들의 땅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그들을 뿌리뽑기 위한 어떤 계획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 미국 백악관에서 네타냐후 총리와 함께 가진 기자회견에서 가자지구를 점령해 미국이 장기 소유하며 부동산 개발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가자지구 주민들은 인접국인 요르단과 이집트로 이주시키겠다는 구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은 지옥에서 사는 것처럼 살고 있다"고 주장하며 "좋고 신선하고 아름다운 땅"을 제공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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