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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마 84㎡ 호가 30억…"매물 없어 더 오를듯"[현장르포]

최가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2.05 18:05

수정 2025.02.05 18:05

29년만에 재건축 속도 대치은마
최고 49층 6576가구 계획 변경
이달초부터 사업시행인가 돌입
중개소 "호가 최근 1억~2억 올라"
전셋가는 7억~8억원대 변동 없어
5일 방문한 은마아파트 상가의 한 공인중개소 사진=최가영 기자
5일 방문한 은마아파트 상가의 한 공인중개소 사진=최가영 기자
"매물이 별로 없다는 것을 너도나도 아니까 호가를 올리기만 해요."

강남 재건축의 상징으로 불리는 '은마아파트'가 29년 만에 재건축에 속도를 내면서 호가가 연일 상승하고 있다. 전용면적 84㎡의 호가가 30억원을 돌파했고 나와 있는 매물 자체가 흔하지 않은 상황이다.

■사업시행인가 준비돌입…호가 쑥쑥

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은마아파트는 1996년부터 재건축을 추진하다 올 들어 정비계획을 변경하기로 했다. 기존 지상 35층, 5778가구를 조성하는 계획에서 최고 49층, 6576가구로 내용을 변경하는데 조합원 83%가 동의했다. 조합은 이달 초부터 '재건축 7부능선'이라 불리는 사업시행인가 준비에 들어갔다.


재건축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리자 집주인들이 움직였다.

공인중개사 A씨는 "원래도 매물이 많지 않았지만 조합이 속도를 내자 소유주들이 상황을 더 보겠다며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호가를 1~2억원씩 올렸다"고 설명했다. 공인중개사 B씨는 "매물이 적다는 걸 서로 알아 가격 조정할 의향도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현재 은마아파트 매매 호가는 지난 연말 나온 최고가보다도 높게 형성됐다. 지난해 11월 29억5000만원에 거래된 전용 84㎡는 이달 30억5000만원으로 가격이 올랐다. 3달 전 27억원에 손바꿈했던 전용 76㎡도 지금은 29억원에 호가가 책정됐다. 은마상가 공인중개사무소 창문마다 시세가 적힌 매매 전단지가 붙어 있지만 문의하면 이제는 그 가격에 살 수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전통의 학군지…전세수요 꾸준

4000가구가 넘는 대단지 아파트지만 매물이 적은 이유는 조합원 지위 승계 조건을 충족한 가구가 적기 때문이다. 강남구는 투기과열지구로 5년 보유, 10년 거주를 한 소유자가 집을 매매할 때만 조합원 지위 승계가 가능하다. 여기에 토지거래허가구역 조건에 따라 매수·매도자 모두 1가구 1주택자여야 거래를 할 수 있다.

단지 내 상가에서 공인중개사무소를 운영하는 C씨는 "나와 있는 매물은 재건축을 기다리기 힘든 75세 이상 어르신들이나 일에 문제가 생긴 사업가 등 소수의 매물"이라고 귀띔했다.

재건축 속도와 상관 없이 전세 시장은 꾸준히 활발한 상태다.
은마아파트는 대치동 일대에서 전세가가 가장 싼 곳으로 알려져 있어 학군지를 찾는 학부모들의 전월세 수요가 높은 곳이다. 대치동 신축 아파트 전세가가 10억원대인 반면 은마아파트 전세가는 7~8억원대다.
A씨는 "사업 속도를 낸다고 해도 재건축이 계획대로 되는 경우는 잘 없기 때문에 대치동 최저 전세가인 은마에 여전히 문의가 많다"고 전했다.

going@fnnews.com 최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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