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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재산 축소 신고' 이상식에 '당선무효형' 구형

뉴스1

입력 2025.02.05 18:46

수정 2025.02.05 18:46

이상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3일 제주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2024.10.23/뉴스1 ⓒ News1 오현지 기자
이상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3일 제주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2024.10.23/뉴스1 ⓒ News1 오현지 기자


수원법원종합청사. 2019.5.24/뉴스1 ⓒ News1
수원법원종합청사. 2019.5.24/뉴스1 ⓒ News1


(수원=뉴스1) 배수아 기자 =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당시 '재산 축소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상식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용인갑)에게 검찰이 '당선무효형'을 구형했다.

5일 수원지법 제13형사부(부장판사 박정호)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의원과 이 의원의 배우자 A 씨에 대한 변론을 종결했다.

이날 검찰은 이 의원에게는 당선무효형인 '징역 6월'을, 배우자 A 씨에게는 '벌금 400만 원'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사실관계를 모두 부인하면서도 재산 신고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한 행위는 인정하고 있다"면서 "피고인들은 이 의혹을 덮고 국회의원에 당선되도록 하기 위해 미술품 가액을 임의로 정하고 총액까지 허위로 신고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는 국민과 유권자를 속여 정당한 선거권 행사를 방해한 행위로 죄질이 상당히 중하다"며 "게다가 피고인 이상식은 국정감사에서 자신을 수사한 경찰관을 증인신문 하려고 하는 등 자신의 지위를 남용하려고 했다"고 구형 사유를 밝혔다.


이로써 이 의원은 당선 무효 위기에 놓이게 됐다. 현행 공직선거법상 선출직 공직자는 벌금 100만 원 이상 형이 확정되면 당선이 무효돼 직을 상실하게 된다.

이 의원은 22대 국회의원 선거 당시 경기 용인시갑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로 등록하면서, 자신과 배우자 등의 재산을 임의 조정해 약 17억8000만 원으로 허위 신고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이 의원이 신고했던 재산 중 배우자 보유 미술품 가액이 40억 원 이상이었던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또 이 의원은 당초 현금 재산을 5억 원으로 신고했다가 다음날 3억5000만 원으로 수정했고, 배우자 재산으로 미술품 14점과 그 가액으로 31억 7400만 원으로 신고했다가 하루만에 다시 미술품 13점과 17억8900만 원으로 바꿨다.

이와 관련해 이 의원은 2024년 3월 "배우자가 보유 중인 이우환 등 작가 작품 가격이 3~4배 치솟았다"는 취지의 입장을 내는 등 허위로 기자회견문을 유포한 혐의도 받는다.

이 의원 측 변호인은 최후 변론에서 '검사의 입증 책임' 문제를 거론하며 "검사는 피고인이 미술품을 실제 매입가액으로 신고하지 않고 임의로 신고했다고 하면서 정작 검사도 실제 매입가액이 얼마인지 입증하지 못한채 이를 허위 재산신고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예술품 가격은 등락이 심하고 주관적인 판단이 불가피해 객관적 가액 감정이 가능한지마저도 의심스러운 영역"이라며 "임의로 책정된 가격일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범행 동기에 대해서도 "검사는 재산이 급증하면 지지율이 하락할 수 있고 재산신고 허위 여부가 문제되면 공천이 취소될 수 있어 재산 신고를 수정했다고 하는데 이같은 논리라면 피고인들은 당연히 미술품 가격이 급등하기 전인 매입가액으로 신고했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배우자와 공모 여부에 대해서는 "이상식은 미술품에 전문가도 아닐뿐더러 배우자가 작성한 재산신고 내역이 맞을 것이라고 믿고 그대로 신고한 것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이어진 최후 진술에서 이 의원은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한 선거 결과에 미친 영향이 미비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의원은 "당시 상대 후보는 400억 원에 가까운 재산신고를 했다"며 "제 배우자의 재산이 90억 원이 아니라 70억 원이라고 한들 선거 결과에는 영향이 없었을 것이다. 여론 조사에서도 상대 후보에게 이미 압도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용인갑 지역은 세 번의 국회의원이 모두 구속돼 보궐을 치른 지역"이라며 "오랜기간 지역을 대표할 사람이 없어 지역 발전이 늦어지고 민의가 대표되지 못했다. 지역과 국가, 국민을 위하도록 면밀히 살펴주시고 선처해달라"고 간곡히 호소했다.

A 씨도 "저의 부주의로 인해 30년 가까이 청렴한 공직자로 돈보다 명예를 추구한 남편에게 누를 끼쳤다"며 "제 역할을 못한 허물로 남편이 고초를 겪고 있다.
남편의 평생 꿈을 8년만에 이뤘는데, 저로 인해 잃는 걸 원치 않는다. 재산을 누락할 마음이 전혀 없었다"고 눈물로 최후 진술을 마쳤다.


다음 선고 기일은 오는 19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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