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얼빈=뉴스1) 안영준 기자 = 세계 최강 한국 쇼트트랙에 '꽈당 주의보'가 내려졌다. 경기가 열릴 트랙의 아웃코스가 좁고 빙질이 미끄러워 선수들의 적응이 쉽지 않아서다.
윤재명 감독이 이끄는 쇼트트랙 대표팀은 5일(한국시간)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 트레이닝센터에서 약 1시간 50분 동안 훈련을 진행했다.
이날 선수들은 약 1시간 동안 실내 훈련으로 땀을 흘린 뒤 50분가량 얼음 위에서 연습을 했다.
2일 하얼빈에 입성한 선수단의 3일 차 훈련이다. 7일 시작될 공식 경기까지 이틀밖에 남지 않은 만큼, 이날은 훈련 강도를 꽤 높였다.
선수들은 전력에 가까운 템포로 스타트 훈련, 계주 훈련, 코너 훈련 등을 진행했다. 코치진은 "더 강하게"를 쩌렁쩌렁 외치며 선수단을 독려했다.
선수들은 강도 높은 훈련 속에서도 취재진을 향해 엄지를 들어보이는 등 자신감을 잃지 않은 모습이었다.
이날 훈련에서 선수들은 좁은 아웃코스와 미끄러운 빙질을 새로운 변수로 꼽았다.
대표팀 관계자에 따르면 이곳 헤이룽장 빙상 트레이닝센터는 폭이 좁다. 보통은 국제규격보다 넉넉하게 얼음을 얼리고 펜스를 설치해 선수들이 안전하게 스케이팅할 공간을 확보하는 데 반해, 이곳은 규격에 딱 맞춰 얼려 아웃 코스 쪽 공간이 넉넉하지 않다.
맨눈으로 확인해도 직선 주로는 바깥쪽 폭에 여유가 없었다. 이럴 경우 체력과 스피드의 우위를 활용해 아웃코스를 파고드는 게 장점인 한국에 불리할 수 있다.
아울러 얼음의 상태도 좋지 않아, 좁은 틈으로 무리하게 추월하기 위해 속도를 높이면 균형을 잃기가 더 쉽다.
이날 훈련에서도 김건우가 두 차례, 김건희가 각각 한 차례씩 넘어지는 장면이 포착됐다.
특히 김건우가 넘어졌을 때는 좁은 코스 탓에 곧바로 펜스 바깥까지 밀려 나가는 아찔한 장면도 연출됐다. 김건우는 다행히 큰 부상은 피했지만, 마치 실전인 양 아쉬움에 펜스를 손으로 치기도 했다.
실력으로는 세계 최강인 한국으로선 외부 변수를 잘 제어하는 게 중요한 과제다. 일단은 미끄러운 얼음과 좁은 폭에 빨리 적응하는 게 급선무다.
대표팀 관계자는 "어쨌든 모두가 같은 조건"이라며 말을 아끼면서도 "중국 쪽에서 다시 늘렸다고는 하는데 한 뼘 늘렸더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폭이 좁아서 선수들이 추월할 때 타이트한 느낌도 있고, 그것 때문에 실수를 안 하려고 더 신경을 쓰다 보니 레이스 운영에 어려움은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잘 적응해 반드시 이겨내겠다"고 설명했다.
훈련을 마친 선수들은 크게 개의치 않겠다는 자세다. 이정수(서울시청)는 "기술이 좋은 한국에 오히려 유리하다"며 자신감을 잃지 않았다.
박지원 역시 "누구보다 얼음에 대한 컨트롤이나 이해도가 좋다고 믿는다. 스스로를 믿고 있기에 얼음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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