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인하냐, 깜짝 동결이냐" 한은 2월 금통위 관전포인트는

뉴시스

입력 2025.02.21 10:51

수정 2025.02.21 14:23

2월 인하 의견 높아…총재 메시지에 촉각 성장률 전망치 1.5%로 하향 가능성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2025.01.16.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2025.01.16.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한국은행의 2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가 나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올해 첫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경기 하강 우려가 커진데 다 1월보다 30원 가량 낮아지며 환율 경계감이 느슨해졌다는 점에서 금리를 낮출 것이란 의견이 높다. 반면 1400원대 환율이 여전히 부담되고, 미국의 금리 인하 지연 가능성에 관망할 것이란 시각도 나온다.

시장의 관심 한은의 성장률 전망치 조정 등 경제 진단과 총재의 메시지에 쏠려있다. 비관적 전망은 추가 금리 인하 시점을 앞당기고 횟수도 늘리는 방향으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2월 인하를 전제할 경우 연속 인하보다는 5월이나 7월 추가 금리 인하에 무게를 싣는다.

21일 한은에 따르면 금통위는 이달 25일 통방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한은은 2023년 2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13회 연속 기준금리를 3.5%로 묶었다가 지난 10월과 11월 0.25%포인트 씩 낮춰 금리 인하에 돌입했지만 올해 1월에는 고환율에 동결을 선택했다.

◆시장에선 인하 전망이 소폭 높아

21일 금융투자협회는 지난 12일부터 17일까지 채권보유 및 운용관련 종사자(196개 기관, 947명)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55%가 2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다. 금리를 낮출 경우 2%대 금리는 2020년 8월 2.5% 결정 후 2년 6개월 만이 된다.

금리 인하 주장의 주요 근거는 트럼프 신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수출 타격 우려가 높은데 다, 정국불안에 따른 심리 위축과 콘트롤 타워 부재에 경기 하강리스크가 어느 때보다 높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추가경정예산은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면서 통화정책을 통한 경기 부양이 절실해졌다.

1월 금통위 때 1470원대까지 치솟았던 환율도 1430원대로 내려왔다. 미국의 금리 인하 지연 가능성에 서두르지 않으면 금리 인하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절박함도 인하 예상의 이유다. 지난 회의 때 금통위원 전원이 3개월 내 인하 가능성 열어둔 점도 설득력을 더한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성장과 물가가 잠재성장률과 한은 목표에 미달하면서 중립금리 이하로 인하 필요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은은 대내 경기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중립금리를 2%로 추정하고, 2월에 이어 5월과 8월 인하를 예상했다.

◆깜짝 금리 동결 가능성도

금리 동결 예상도 만만치 않다. 1월 금통위 당시보다 환율 레벨이 낮아졌지만, 금융위기 수준인 1400원대 환율에 대한 경계심은 여전히 높다. 미국의 금리 인하 지연 전망이 높아지는 가운데 연방준비제도와 금리 결정이 엇박자를 내면 환율이 다시 뜀박질할 수도 있다.

고환율에 우리나라 1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5개월 만에 다시 2%대에 올랐다는 점과 지난해 4분기 가계빚이 13조원 늘며 증가세를 이어간다는 점도 부담이다. 강남권 토지거래허가 해제에 금리 인하까지 더해지면 집값이 다시 들썩일 우려도 있다.

이창용 총재는 이달 초 일본 도쿄에서 가진 외신 인터뷰에서 "이달 기준금리 인하는 기정사실이 아니다"면서 "원화 가치가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면 불에 기름을 끼얹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다소 매파적 발언을 내놨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줄어든 가운데 환율과 가계부채까지 문제"라면서 "원화가치가 크게 떨어진 상황에서 한은은 2월 일단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재정 역할을 당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6일 기준금리를 3.00%로 동결했다. 한·미 금리차는 1.5%포인트로 유지됐다. 소비 심리 위축 등 경기 하강 우려에 금리 인하 필요성은 높지만 고환율에 발목 잡히면서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6일 기준금리를 3.00%로 동결했다. 한·미 금리차는 1.5%포인트로 유지됐다. 소비 심리 위축 등 경기 하강 우려에 금리 인하 필요성은 높지만 고환율에 발목 잡히면서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총재 메시지는 매파? 연말 금리 수준은

총재의 메시지도 관심거리다. 2월 금리 인하에도 연준의 금리 인하 지연과 환율 우려가 높을 경우 '매파'로 해석되며 금통위의 금리 인하 속도 조절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2월 금리 인하 기대를 가정할 때 추가 인하 시점은 2분기보다 3분기로 밀리고, 시장의 연말 금리 수준 기대도 2.50%로 쏠릴 수 있다.

반면 총재가 미국과 금리 정책 독립을 강조하고 경기 부진을 경계하거나, 포워드가이던스에서 3개월 인하 의견이 다수 나올 경우 비둘기파적으로 해석될 것으로 보인다. 5월 추가 인하에 연말 금리 2.25% 전망이 힘을 받을 수 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2월 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하되 동결 소수의견 1명과 포워드가이던스 통해 6명 중 4명이 동결 의견을 내면서 향후 인하 시점이 3분기로 지연될 가능성을 열어둘 것"이라면서 "추가 인하 시점은 이르면 5월이 검토되지만 3분기 지연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하 시에는 만장일치, 금리 동결 때는 1~2명의 인하 소수의견이 나올 것"이라며 "최소 2회(2.5%) 인하를 예상하며 금리 인하 후 펀더멘탈 등 상황에 따라 추가 인하 가능성 탐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장률 전망치 1.5%로 낮출까

같은날 한은은 새로운 경제 전망도 내놓는다. 내수 회복 지연에 트럼프 신정부의 관세 충격까지 더해지며 한은이 성장률 전망치를 조정할 것이란 의견이 높다. 한은은 지난해 11월 올해 성장률을 2.1%에서 1.9%로 낮췄고 1월에는 이례적으로 1.6~1.7%로 수정해 발표했다.

이달에는 반도체와 자동차 등 관세 폭탄 리스크에 전망치를 더 낮출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이 총재가 최근 국회 현안 질의에서 "올해 성장률 1.6% 전망을 다시 보고 있다"고 발언한 후 시장에서는 한은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로 1.5%를 제시할 것이라는 예상이 늘고 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로 1.5%를 제시했다. 그는 "3분기 연속 0%대 내외의 부진한 성장이 이어진 데 다 국내 정치 혼란과 트럼프 관세 위협에 성장률 하방 위험이 높다"며 "추경 20조원 이상 동원돼야 1% 중반 정도의 성장 방어가 가능할 것"이라고 봤다.


반면, 민지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올해와 내년 성장률로 각각 1.6%와 2.2%로 전망하면서 "무역정책 불확실과 수출 둔화, 소비심리 위축에 올해 상반기 경기 저점을 기록한 후 올해 중반 추경 편성을 통한 정부지출 확대에 내년까지 완만한 경기 반등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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