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헤이그 특사' 이위종 지사의 손녀이자 이범진 초대 주러시아 대한제국 공사의 증손녀인 류드밀라 예피모바 씨가 러시아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고 유족과 주러시아대사관이 27일 밝혔다. 향년 89세.
유족은 "그녀는 건강한 마음과 활력, 삶에 대한 의지가 있었지만 고령에 따른 질병은 그녀가 삶을 계속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예피모바 씨의 할아버지인 이위종 지사는 러시아 귀족인 놀켄 남작의 딸 엘리자베타와 결혼해 3명의 딸을 낳았다. 예피모바 씨는 그중 둘째 딸의 자녀다.
이 지사는 헤이그 특사로 파견돼 을사늑약의 무효와 한국의 독립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활동했으며, 유창한 영어, 프랑스어, 러시아어 실력으로 각국 대표와 교섭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이 지사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와 상트페테르부르크를 오가며 항일 독립운동에 헌신했지만 정확한 사망 일자가 확인되지 않았다.
예피모바는 화학 엔지니어로서 항공산업연구소에서 평생 일했다. 지난 1995년에는 러시아에서 독립유공자 후손 단체를 창립해 활발하게 활동했고, 독립 투쟁에 관한 다양한 방송과 집필에도 참여했다.
지난 2015년 그는 독립유공자 후손으로서 특별 귀화 형태로 딸과 함께 한국 국적을 취득하고 여권을 받기도 했다.
영결식은 27일 모스크바의 한 교회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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