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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우마 유발하는 참사 보도들…현장 기자들도 고통·딜레마"

뉴시스

입력 2025.02.27 19:34

수정 2025.02.27 19:34

이태원·오송·아리셀 참사 보도 분석 이태원 트라우마 유발 보도 12.4% 현장 기자 대다수 "관련 교육 미이수"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지난해 10월31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참사 추모거리에서 시민이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2024.10.31.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지난해 10월31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참사 추모거리에서 시민이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2024.10.31.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정유선 기자 = 보건복지부 국립정신건강센터는 27일 '트라우마 예방관점 재난보도 현황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트라우마 예방관점 재난보도 현황조사는 2022년 11월 제정된 '트라우마 예방을 위한 재난보도 가이드라인'의 내용을 바탕으로 재난보도 품질을 높이기 위한 개선방안을 제안하기 위해 마련됐다.

연구진이 2022년 이태원 참사, 2023년 오송 참사, 2024년 화성 아리셀 참사 등 3개 재난 발생 직후부터 2주간 신문·방송뉴스 1000여건을 분석한 결과,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보도를 줄이기 위해 흐림 처리하거나 정지화면을 활용한 보도들이 있었다. 반면 재난 당사자와 유가족의 고통을 전시하거나 사생활을 지나치게 노출하는 사례도 있었다.

이태원 참사 관련 보도에서 12.4%는 재난 회상이나 죄책감 등 트라우마 반응을 유발하는 인터뷰를 싣는 등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오송 참사에선 5.4%, 화성 참사에서 6.6% 수준이었다.

재난 당사자 및 가족의 복구, 어려움 극복에 대해 다룬 긍정적 보도는 이태원 참사에서 2.9%, 오송 참사에서 2.1%, 화성 참사에서 1.0% 있었다.

재난을 보도하는 현장 기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초점집단면접에서 대다수의 기자들은 재난보도 관련 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다고 했다. 또 재난의 참혹한 현장이나 장면에 그대로 노출되는 만큼 보도 당시뿐 아니라 그 이후 스트레스와 트라우마를 겪는 경우가 많은 데 비해 언론사의 지원은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사회부의 저연차 기자들이 재난 현장에 배치되는 경우가 많아 취재 경쟁의 압박감과 취재 과정에서의 윤리적 딜레마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언론학자들은 기자들과 함께 ▲재난 당사자의 보호와 윤리적 보도 강화 ▲구조적 원인을 다루는 심층보도 ▲회복과 재발 방지를 위한 지속적 보도 ▲취재 윤리와 '트라우마 예방을 위한 가이드라인' 강화 ▲언론인의 트라우마 관리 ▲'트라우마 예방을 위한 가이드라인' 홍보와 교육 강화 등을 개선방안으로 제시했다.


곽영숙 국립정신건강센터장은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재난 당사자 중심, 구조적 원인 분석, 지속적인 관심의 세 가지 원칙을 중심으로 재난보도를 개선해 나가는 것이 중요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불확실성으로 재난이 일상화되는 시기에 뉴스 생산자와 이용자 모두 해가 되지 않는 재난보도 문화를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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