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한은 “기준금리 인하, 물가·가계부채·환율 영향 제한적”

김동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3.13 12:00

수정 2025.03.13 12:00

■2025년 3월 한국은행 통화신용정책 보고서
올해, 내년 물가상승률 각각 0.09%p, 0.20%p↑
가계부채 증가율은 0.60%p, 1.53%p 끌어올려
신규주택 공급 감소 시 가계대출 확대 가능성
한은 “美연준 불확실성 확대...시장 경계감 높아”
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 제공.
[파이낸셜뉴스] 지난해 10월 이후 세 차례에 걸친 기준금리 0.75%p 인하가 국내 물가, 가계부채, 환율에 끼치는 영향이 과거 인하기보다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고려할 때 가계대출 상승 압력이 여전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속도 불확실성이 확대된 만큼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도 향후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은은 13일 ‘3월 통화신용정책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10월 이후의 기준금리 75bp(1bp=0.01%p) 인하의 효과를 거시계량모형을 이용해 분석한 결과 2025년과 2026년 물가상승률이 각각 0.09%p, 0.20%p 높아질 것으로 추정했다. 기조적 물가지표가 2% 내외에서 안정된 가운데 성장세 큰 폭 둔화에 따른 수요압력 약화가 물가 상방압력을 상당부분 상쇄한다는 것이 한은의 설명이다.

한은은 “금리인하의 영향이 높아진 환율 수준과 함께 국내물가 상승압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겠지만 안정적 물가 흐름을 저해할 정도는 아닌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가계부채에 대해서도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정부의 거시건전성정책강화 기조가 지속되고 있어서다. 실제 한은이 이번 기준금리 75bp 인하 효과를 거시계량모형을 이용해 분석한 결과, 2025년과 2026년 가계부채 증가율을 각각 0.60%p, 1.53%p 높이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거시건전성정책 강화 국면에서는 금리인하의 주택가격 및 가계부채 영향이 완화 국면의 3분의2 수준 이하로 축소되는 것으로 추정됐다.

다만 금리인하의 가계부채 및 주택가격 영향은 금리 수준이 낮아질수록 비선형적으로 확대되는 경향이 있는 만큼, 향후 추가 금리인하를 고려할 경우 신규주택 공급 감소 등과 맞물려 가계대출이 예상보다 크게 늘어날 수 있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은은 “금리 하락 시의 가계대출 및 주택가격 영향을 실증분석 한 결과 ‘저금리’하에서의 영향이 ‘중금리’하에서보다 가계대출은 2.7배, 주택가격은 1.9배 정도 커지는 것으로 추정됐다”고 설명했다.

환율의 경우 기준금리 인하는 대외금리 수준이 동일하다면 내외금리차 확대를 통해 환율의 상방압력으로 작용하지만, 현재까지는 지난세 차례 기준금리 인하가 환율 흐름에 미친 영향이 제한적인 것으로 평가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미국이 정책금리를 100bp 인하하면서 한·미 간 정책금리차가 소폭 축소(200bp→150~175bp)되고 지난해 말 이후 원·달러 환율이 국내 정치 불확실성, 미국의 경제정책 변화에 따른 달러화 지수 움직임 등에 더 크게 영향 받아 변동되는 것도 영향을 끼쳤다.

다만 한은은 “미 연준의 금리인하 속도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커진 데다 외환시장의 경계감이 높은 상황에서는 내외금리차에 대해 환율이 보다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는 점에는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기준금리 인하가 물가, 성장 및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점검하면서 향후 통화정책 운용에 반영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