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캐즘에도 R&D 캐즘 없다"…LG엔솔·삼성SDI 3년 연속 '역대 최대'

뉴스1

입력 2025.03.14 07:07

수정 2025.03.14 11:21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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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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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금준혁 기자 = LG에너지솔루션(373220)과 삼성SDI(006400)가 지난해 연구개발비로 약 2조4000억 원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3년 연속 역대 최대 규모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둔화)으로 실적이 나빠졌지만 차세대 기술 개발로 중국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4일 LG에너지솔루션의 사업보고서(2024년 기준)에 따르면 지난해 누적 연구개발비는 각각 1조 882억 원으로 전년 대비 4.9% 증가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연구개발비는 지난 3년간 꾸준히 증가해 왔다.

2023년에는 사상 처음으로 1조 원을 넘겼으며, 지난해에도 역대 최대를 경신했다. 지난해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은 4.2%다.

삼성SDI도 매년 연구개발비를 늘려왔다. 지난해 누적 연구개발비는 역대 최고치인 1조 2975억 원으로 전년 대비 무려 14.2%가 증가했다. 이에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도 7.8%로 훌쩍 상승했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 전기차 캐즘으로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전방산업인 완성차 제조사들이 전기차 캐즘으로 인해 재고를 줄이자 후방산업인 배터리 업계가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내연기관 및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전기차를 대체한 완성차 업계와 달리 전기차 중심의 배터리 업계는 여파가 컸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의 2024년 매출액은 25조 6196억 원, 16조 5922억 원으로 전년보다 24%, 22% 급감했다. 4분기 기준으로는 모두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그러나 연구개발비만큼은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금의 전기차 캐즘 기간이 향후 돌아올 슈퍼사이클(초호황기)을 대비해 제품 경쟁력 확보, 원가 혁신, 제품 포트폴리오 구축 등 생존 전략을 마련할 적기로 보기 때문이다.

특히 연구개발에 공을 들이는 것은 전고체 배터리다. 전기차의 단점으로 꼽힌 화재 및 폭발 가능성은 대폭 줄이고 에너지 밀도를 높여 주행거리를 늘리기 때문에 '꿈의 배터리'로 불린다. 잠재력이 높지만, 기술 난도도 높은 것이 단점이다.

이달 초 개최된 인터배터리의 '더 배터리 콘퍼런스 2025'에서도 양사는 전고체 배터리 양산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정경환 LG에너지솔루션 경영전략담당 상무는 "전고체 파일럿(시범) 라인을 연내 구축할 예정이고 양산 기술도 어느 정도 확보된 상태"라며 "본격적인 상업화는 2030∼2035년일 것"이라고 말했다.


곽현영 삼성SDI 중대형마케팅팀 상무도 "지난해 공표한 대로 2027년 하반기 양산 스케줄에 맞춰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삼성SDI는 지난해 말부터 고객사들에 샘플을 공급하는 등 국내 배터리 업계에서도 기술력이 가장 앞섰다고 평가받는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2030년 전고체 배터리의 글로벌 시장 규모가 400억 달러(약 58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