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튀르키예, 시리아에 군기지 건설 합의…이미 착공"

연합뉴스

입력 2025.04.04 21:12

수정 2025.04.04 21:12

이스라엘 "시리아가 튀르키예 보호령 돼선 안돼"
"튀르키예, 시리아에 군기지 건설 합의…이미 착공"
이스라엘 "시리아가 튀르키예 보호령 돼선 안돼"

시리아 흐메이밈 공군기지 (출처=연합뉴스)
시리아 흐메이밈 공군기지 (출처=연합뉴스)

(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튀르키예가 시리아에 군사기지를 건설하기로 시리아 과도정부와 합의했다고 카타르 계열 매체 알아라비 알자디드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튀르키예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양국은 시리아 중부 팔미라 인근의 티야스(T4) 공군기지, 튀르키예 국경에 가까운 시리아 북부 메나그 공군기지 등에 튀르키예군 기지를 짓기로 합의했다.

이미 튀르키예는 T4에 자국군 기지 건설을 시작했고 메나그에는 병력이 주둔하고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이와 관련, 지난 1일 중동 전문매체 미들이스트아이(MEE)는 튀르키예군이 T4에 방공시스템을 배치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 소식통은 튀르키예산 히사르(HISAR) 방공체계, 공격·감시용 드론 등이 T4에 배치될 것이라고 말했다.

MEE는 튀르키예가 러시아산 S-400 방공미사일을 일시적으로 배치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T4는 시리아 가스전 주변에 자리잡은 전략적 요충지로 평가된다.

과거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독재정권을 지원했던 러시아군과 친이란 민병대가 이곳에 주둔했었다. 아사드 정권은 한때 T4를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빼앗겼다가 탈환하기도 했다.

시리아 내전 동안 반군을 지원해온 튀르키예는 작년 12월 반군이 아사드 정권을 축출하고 과도정부를 세운 직후부터 양국 간 군사협력을 긴밀히 논의해왔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지난 2월 자국을 찾은 아메드 알샤라 시리아 임시대통령에게 "시리아와 연대해 우리가 공유하는 지역에 테러가 없는 평화와 안보의 분위기를 확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이 지난달 25일과 이달 2일 연거푸 T4 등 시리아의 군사시설을 공습한 것도 튀르키예의 움직임을 견제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기드온 사르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전날 "튀르키예가 시리아에서 부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며 "시리아가 튀르키예의 보호령이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군은 작년 12월 자국 점령지 골란고원을 넘어 시리아 영토에까지 주둔했고 군사시설을 폭격하는 등 무력행동을 멈추지 않고 있다.

이슬람 무장단체에 뿌리를 둔 시리아 과도정부가 과거 이란과 밀착했던 알아사드 정권 못지않게 이스라엘의 안보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지난 1월 이스라엘 장기 국방예산 방향을 논의하는 정부 산하 나겔위원회는 "예전 오스만제국의 영광으로 되돌아가는 것이 튀르키예의 꿈"이라며 "시리아에 튀르키예군이 주둔하면 튀르키예와 이스라엘 간 적대를 키우는 직접적인 위험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골란고원의 이스라엘군 (출처=연합뉴스)
골란고원의 이스라엘군 (출처=연합뉴스)

d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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