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낸셜뉴스] 광고 업황 부진으로 오랜 기간 침체를 이어가던 미디어주가 최근 화려하게 부활중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적극적인 문화예술 지원 의지를 밝힌 데다가, 내수 부양에 따른 광고 업황 회복까지 기대되면서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증권가에서는 새 정부 수혜 외에도 합병, 한한령 해제 등 다양한 모멘텀이 남아있는 만큼 지속적인 관심을 조언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SBS는 전 거래일 대비 9.98% 오른 2만9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장중 한때 SBS는 2만9450원까지 치솟으며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이 같은 강세 흐름은 다른 미디어주도 마찬가지다. 이날 콘텐트리중앙은 장중 1만3700원까지 치솟으며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지난 4월 장중 7510원까지 하락한 점을 고려하면 불과 두 달 만에 두 배 가까이 오른 셈이다. 최근 한 달 수익률은 38.11%다.
CJENM은 같은 기간 38.53% 올랐다. 지난달 9일 5만5000원선이던 주가는 현재 8만원선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이외에도 스튜디오드래곤이 이 기간 10.24% 상승했다.
올해 1·4분기까지만 해도 미디어주는 부침을 겪어왔다. 광고 업황 부진으로 줄줄이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발표하면서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된 것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으로 CJENM은 7억원으로, 시장 전망치(컨센서스)를 96.65% 밑돌았다. SBS와 콘텐트리중앙도 각각 69억원, 12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를 이어갔다.
분위기가 바뀐 건 새 정부가 들어서고부터다. 이재명 정부가 대한민국을 문화 강국으로 만들겠다고 공언하면서 미디어주에 대한 관심이 살아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적극적인 문화예술 지원을 약속하며, K콘텐츠 공공제작 인프라 확충, 아레나급 대형 공연장 건립, OTT 플랫폼 기업, 문체부 산하 국가 문화강국위원회 설립, 세재혜택 확대 등을 예고했다.
광고 업황 회복 기대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새 정부의 추가경졍예산(추경) 편성에 따라 내수 경제가 회복될 경우 기업들이 광고비 지출을 늘릴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하나증권 이기훈 연구원은 "1·4분기 광고 업황은 매우 부진했으며, CJENM과 SBS의 TV광고 성장률은 각각 -19%, -13%를 기록했다"며 "다만 2·4분기는 1·4분기 대비 가파르게 회복하고 있으며, 새 정부 출범에 따른 내수 부양 기대감으로 다시 플러스 성장으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증권가는 여전히 상승 모멘텀이 남아있다고 보고 있다. 기업 간 합병과 한한령 해제 기대감이 추가적인 상승 동력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날 공정거래위원회는 티빙(CJ ENM)과 웨이브(SK스퀘어)의 임원 겸임 방식 기업결합을 조건부 승인했다. 시장에서는 합병이 성사될 경우 두 플랫폼의 월간활성이용자(MAU)가 지난달 기준 1128만명에 달하는 만큼 넷플릭스를 위협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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