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통신·키이우 인디펜던트 등에 따르면 시코르스키 장관은 이날 라디오 로지나와의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이 미·러 정상회담을 위해 헝가리에 갈 경우 폴란드 영공을 통과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시코르스키 장관은 "폴란드의 독립적인 법원이 그를 헤이그(ICC 본부 위치)의 법원에 인도하기 위해 해당 항공기를 호위하지 말아 달라고 정부에 명령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도 이 점을 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정상회담이 열린다면 해당 항공기는 다른 경로를 이용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 범죄 혐의로 ICC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다. ICC 회원국은 푸틴이 자국 영토에 들어올 경우 체포할 의무를 지닌다.
러시아에서 폭격이 오가는 우크라이나 영공을 지나지 않고 헝가리에 가려면 1개 이상의 유럽연합(EU) 하늘을 지날 수밖에 없다. EU 27개 회원국은 현재 모두 ICC 회원국이다.
다만 미·러 정상회담 개최 논의가 오간 헝가리는 올 초 친러 성향의 빅토르 오르반 정권이 ICC 탈퇴를 선언하고 4월 말 의회 승인 절차를 마쳤다. 탈퇴 효력은 12월이 지나야 발생해 아직 완료된 건 아니지만 푸틴 대통령이 와도 체포하지 않을 전망이다.
헝가리 미·러 정상회담이 개최될지는 미지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1일 "쓸데없는 회담을 하고 싶지 않다. 시간 낭비를 원하지 않는다"며 회담 일정 보류를 시사했다.
헝가리 미·러 정상회담이 성사돼도 푸틴 대통령은 현 정세에서 모스크바에서 헝가리로 가는 최단 비행경로에 위치한 폴란드를 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EU 회원국인 불가리아의 게오르그 게오르기예프 외무장관은 푸틴 대통령의 자국 영공 통과를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회담에 필요하다면 가능한 모든 방법으로 중재하는 게 타당하다"고 말했다.
흑해를 거쳐 불가리아로 진입할 경우 세르비아를 통과하면 바로 헝가리에 닿을 수는 있다. EU 비회원국인 세르비아는 친러 성향의 알렉산다르 부치치 대통령이 집권하고 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