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출근하며 휴대폰 반납·방음시설까지…韓 57명 체포된 현장 보니

뉴스1

입력 2025.10.22 20:03

수정 2025.10.22 20:03

22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 외곽 온라인스캠 범죄로 단속된 건물의 모습. 2025.10.22/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22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 외곽 온라인스캠 범죄로 단속된 건물의 모습. 2025.10.22/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22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 외곽 온라인스캠 범죄로 단속된 건물 내부에 인터넷 랜선이 남겨져 있다. 2025.10.22/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22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 외곽 온라인스캠 범죄로 단속된 건물 내부에 인터넷 랜선이 남겨져 있다. 2025.10.22/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프놈펜=뉴스1) 김종훈 기자 = 지난 7월 5일(현지시간) 캄보디아 경찰이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발부받아 단속한 범죄단지 현장이 공개됐다. 이곳에는 한국인 57명을 포함해 총 140여 명이 머물렀으며, 연인 관계로 유대감을 쌓아 돈을 뜯는 '로맨스 스캠'(사기) 범죄가 주로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22일 동남아 4개국 국정감사를 위해 캄보디아를 찾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아주반 의원들은 프놈펜 중심가로부터 차로 40분가량 떨어진 뽀센제이구의 한 주택가에 방문했다.

이곳은 여느 범죄단지처럼 성인 키보다 높은 외벽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내부에는 2층 침대가 3~4개 놓인 기숙사와 범행이 주로 이뤄진 '콜센터' 형태 사무동이 분리돼 있었다.



사무실 입구에는 출근하며 휴대전화를 반납하는 주머니 40여 개가 벽에 부착돼 있었다. 이를 통해 근무 중에는 휴대전화 사용이 제한됐음을 추정할 수 있었다.

현장 곳곳에는 그들의 범행 양상을 추정하게 할 수 있는 단서가 남아있었다. 온라인 스캠 범죄를 위해 PC방처럼 차려놓은 사무실에서 쓴 것으로 보이는 랜선이 검은 봉투에 무더기로 담겨있었다.

사무실 한편에서는 범죄조직 수뇌부가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방에서 내부 약도와 금고가 발견됐다. 약도에는 사무실과 기숙사 위치가 상세히 표시됐고, 각 구역을 누가 관리하고 있는지도 상세히 표기됐다.

일부 철거되긴 했지만, 외부로 범행 소음이 새어나가지 않도록 방음벽을 설치한 흔적도 포착됐다. 실제 범행에 사용된 컴퓨터와 중요 증거들은 캄보디아 온라인스캠대응위원회(CCOS)로 옮겨졌다.

현장점검을 마친 김석기 외통위원장은 "우리 국민이 잘못된 생각으로 유인당해서 이렇게 범죄 행위에 가담해서 마음이 아프다"며 "문제는 자의가 아닌 강제로 범죄 조직에 감금당하는 국민도 있을 것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항하거나 이탈하려고 할 때 무자비한 폭행을 당하는 경우도 있다"며 "우리 정부는 한시바삐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적극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국회 외통위 아주반 의원들은 이날 오전 주캄보디아 한국대사관에서 베트남대사관, 태국대사관, 라오스대사관 등에 대한 국정감사를 실시했다.
이 자리에서 여야 의원들은 최근 벌어진 한국인 대상 강력 범죄와 관련해 대사관의 미온적 대응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