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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회담 취소 뒤 러 공습…나토 새 평화안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0.22 22:46

수정 2025.10.22 22:46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러시아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평화회담 취소 하루 만에 우크라이나 전역에 대규모 미사일 및 드론 공습을 감행했다. 이번 공격으로 최소 7명이 숨지고, 주요 에너지와 철도 기반시설이 큰 피해를 입었다.

22일(현지시간) AP,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러시아의 공겨으로 총 10개 지역에서 20여 명이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부다페스트 정상회담을 "시간 낭비"라며 취소한 바 있다. 두 정상은 불과 일주일 전 전화통화에서 회담 개최에 합의했었다.



우크라이나 공군에 따르면 러시아는 이날 28발의 탄도·순항미사일과 405대의 드론을 발사했다. 주요 목표는 에너지 및 철도시설이었다. 안드리이 시비하 외교장관은 "여러 에너지 시설이 파괴돼 전력·난방·수도 공급이 끊긴 지역이 많다"며 "전국적으로 긴급 정전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번 공격이 "러시아 민간시설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테러 공격에 대한 대응"이라고 주장했다. 시비하 장관은 "우크라이나는 겨울을 앞두고 에너지 자원, 이동식 발전장비, 복구 장비, 방공시스템이 절실히 필요하다"며 "유럽 한가운데에서 인도적 위기가 우려된다"고 경고했다.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이 이날 영상 연결을 통해 지상·해상·공중 전력을 동원한 '전략핵전력 훈련'을 지휘했다고 밝혔다. 러시아군은 북서부 플레세츠크 우주기지에서 야르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바렌츠해에서는 핵잠수함에서 '시네바' 미사일을 각각 발사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백악관 회의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푸틴은 조건을 수용하지 않으면 우크라이나를 파괴하겠다고 말했다"고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결국 "현재 전선에서 전쟁을 종결하길 원한다"며 유럽 동맹국들의 입장에 동조했다.

그러나 러시아 외무장관 세르게이 라브로프가 "미국의 휴전안은 지난 8월 알래스카 회담 합의와 상충한다"고 비판하자 트럼프는 부다페스트 회담을 전격 취소했다.


한편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새로운 평화안을 제시할 예정이며, 우크라이나 동맹국들은 오는 금요일 런던에서 '의지 연합(Coalition of the Willing)' 회의를 열 계획이다.

러시아 드론 공격으로 전력 공급이 끊긴 러시아 체르니히우의 한 가정집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러시아 드론 공격으로 전력 공급이 끊긴 러시아 체르니히우의 한 가정집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