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영화

[인터뷰]홍경은 욕망한다

뉴시스

입력 2025.10.23 05:33

수정 2025.10.23 07:41

넷플릭스 영화 '굿뉴스' 서고명 역 맡아 납치 여객기 다시 하이재킹하는 관제사 "야망 가진 서고명에게서 내 20대 봤다" "운명적 캐릭터…죽기 살기로 연기했다" "내 연기 만족 못해…무비스타 되고싶다"
(출처=뉴시스/NEWSIS)
(출처=뉴시스/NEWSIS)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배우 홍경(29)은 내내 겸손했지만 야심을 숨기진 않았다. 그는 "무비스타가 되고 싶다"고 했다. 홍경은 무비스타를 이렇게 정의했다. "어떤 영화에 나온다는 것 하나만으로 극장에 사람을 불러모으는 존재." 홍경은 무비스타라는 말을 노력해서 쟁취할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어쩌면 타고 나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얘기였다.

하지만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걸음 씩 나아가려 한다고 했다. 홍경의 목표에 대해 듣고 나니까 도무지 만족이 잘 안 된다는 그의 태도가 이해됐다. "그래서 계속 작품을 해야 돼요."

홍경은 넷플릭스 영화 '굿뉴스'(10월17일 공개)의 '서고명'이 운명 같아서 매혹되고 말았다고 했다. 공군 중위 서고명은 야망이 넘치는 인물이다. 그는 더 멋지게 더 폼나게 더 명예롭게 살고 싶어 한다. 그는 참전 용사이지만 굴욕을 견디며 살아가는 아버지처럼 사는 게 아니라 당당한 영웅이 되려 한다. 관제사 중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실력을 가졌다는 말에 서고명은 "내가 첫 번쨰 손가락"이라고 말할 정도다. 그래서 그는 앞만 보고 달린다.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 작전에 투입됐지만, 어떻게든 해내야 한다. 이 일에 모든 게 달렸으니까.

"지금 전 20대의 마지막을 보내고 있습니다. 20대 내내 무언가 보이지 않는 걸 좇았던 것 같아요. 저에겐 해보고 싶은 게 있었습니다. 제 안에 끓어오르는 게 있었어요. 그게 뭔지는 정확히 말로 설명하긴 어렵지만 그걸 좇아 온 거죠. 서고명 역시 그런 사람이라서 제겐 서고명이 소중해요. 제 20대가 소중한 것처럼 서고명의 20대도 제겐 너무 소중하거든요. 그에게서 저를 본 겁니다. 그래서 이 영화가 제겐 운명 같았어요."

'굿뉴스'는 1970년 요도호 사건을 모티브로 만들었다. 일본 공산주의 무장 단체 적군파가 일본 여객기를 납치해 평양으로 향하려 하자 일본 정부는 물론 한국 정부까지 나서 이를 막으려고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블랙코미디다. 이름도, 출신도 베일에 싸인 정체불명의 해결사 '아무개'는 여객기를 무조건 남한에 착륙시키라는 중앙정보부장 '박상현'의 명령을 받고 비밀 작전을 세운다. 얼떨결에 비밀 작전에 동원된 서고명은 교신을 통해 납치범들을 속여 여객기를 남한으로 다시 하이재킹 하라는 절체절명의 임무를 맡게 된다.

(출처=뉴시스/NEWSIS)
(출처=뉴시스/NEWSIS)

운명의 캐릭터를 받아든 홍경은 지독하게 연기했다. 군인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 7㎏ 증량하고, 관제사가 되기 위해 일본어와 영어 다새에 어떤 이질감도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훈련한 건 예사였다. 그는 서고명을 알고 이해하고 연기하기 위해 질문하고 또 질문했다고 했다. "죽기 살기로 했습니다." 함께 연기한 설경구나 연출을 하고 각본을 쓴 변성현 감독 역시 입을 모아 "지독하리만치 열심히 하는 배우"라고 평했다. 변 감독은 농담을 섞어 "정말 지긋지긋할 정도로 질문을 던지더라"고 말하기도 했다. 홍경은 "감독님과 대화하며 서로 고양되는 걸 느꼈다"고 말하며 웃었다.

이처럼 모든 걸 쏟아붓듯이 연기해서인지 영화를 향한 호평 못지 않게 홍경 연기에 대한 평가는 어느 때보다 좋다. 실제로 그는 설경구·류승범·전도연 등 등장만으로 영화 전체를 휘어잡는 배우들 사이에서 그에 못지 않은 존재감을 보여준다. 다만 홍경은 자신의 연기가 만족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저는 정말 제 자신에게 만족하는 타입은 아닌 것 같습니다. 어쩌면 그게 제 동력이겠죠. 제가 할 수 있는 건 열심히 하는 것 밖에 없어요. 제가 할 줄 아는 게 그것 뿐이니까요." 홍경은 "내겐 답답한 구석이 있다"며 "앞으로는 더 과감하고 유연해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30대를 코앞에 둔 그는 아직 정해놓은 차기작은 없다고 했다. 그리고 30대는 인풋(input)을 위한 시간으로 채우고 싶다고 했다. 그 인풋들과 자신의 연결 고리를 찾고 그렇게 찾은 것들을 연기로 아웃풋(output)하고 싶다는 얘기였다.
"30대엔 특별히 뭘 하겠다라고 거창하게 정해놓은 건 없습니다. 영화 정말 많이 보고, 책 많이 읽고, 시나리오 많이 읽고, 좋은 작업자들을 만나고 싶습니다.
" 홍경은 영화가 너무 좋다고 했다. "저는 이것만 하다가 죽어도 될 정도로 영화가 좋아요."
☞공감언론 뉴시스 jb@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