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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강·日 위·美 김…'3실장 모두 해외로' 이재명式 실장외교

뉴스1

입력 2025.10.23 06:03

수정 2025.10.23 08:23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2일 오전 인천공항 2터미널에서 한미 관세협상 후속 협의를 위해 미국으로 출국하고 있다. 2025.10.22/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2일 오전 인천공항 2터미널에서 한미 관세협상 후속 협의를 위해 미국으로 출국하고 있다. 2025.10.22/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에서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과 대화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7.10/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에서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과 대화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7.10/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전략경제협력 특사로 임명된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1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서 독일로 출국하고 있다. 강 특사는 유럽 내 방산 협력 대상 국가를 방문해 대통령 친서를 전달하는 것을 시작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3차례에 걸쳐 전략경제협력을 위한 대통령 특사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2025.10.19/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전략경제협력 특사로 임명된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1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서 독일로 출국하고 있다. 강 특사는 유럽 내 방산 협력 대상 국가를 방문해 대통령 친서를 전달하는 것을 시작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3차례에 걸쳐 전략경제협력을 위한 대통령 특사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2025.10.19/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대통령실 '3실장'이 나란히 해외로 향했다. 대통령실 비서실장·안보실장·정책실장 3인이 동시에 외교전을 펼치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이재명 대통령이 '실장 외교'를 앞세워 전방위 외교전을 진두지휘하는 모습이다.

23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김용범 정책실장은 전날(22일) 한미 관세 협상 후속 협의를 위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방미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지 사흘 만이다.

김 실장은 귀국 사흘 만에 다시 미국으로 출국하는 이유에 대해 "국익에 최선이 되는 협상을 만들기 위해서"라며 "한두 가지 아직 양국 입장이 팽팽하게 대립하는 분야가 있다"고 설명했다.



경주 APEC을 계기로 열릴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막판 조율을 위해 총력전에 나선 것이다. 이번 협상에서는 원자력협정 개정 등 안보 분야까지 포함하는 '패키지'로 다룰 가능성도 있다.

김 실장은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함께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을 만나 협상을 이어갈 예정이다. 대통령실은 "타결이 임박해서 간 것은 아니다"라며 "국가의 운명이 걸린 협상인 만큼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위성락, 日총리 취임에 방일…강훈식, 방산 특사로 EU 방문

위성락 국가안보실장도 다카이치 사나에 신임 일본 총리 선출에 맞춰 일본으로 향했다. 대통령실은 "위 실장은 일본 다카이치 내각 출범 직후 한일 관계의 발전적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 21~22일 일본을 방문했다"고 설명했다.

새 일본 총리 취임에 맞춰 대통령실 핵심 참모가 일본을 방문해 한일 관계 강화 의지를 밝힌 것은 드문 사례다. 다카이치 내각 출범 후에도 '셔틀 외교' 등 우호적인 한일 관계를 이어나가겠다는 이 대통령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위 실장은 방일 기간 APEC 계기 한일 정상회담 일정과 의제도 조율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 대통령은 페이스북을 통해 "APEC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경주에서 직접 뵙고 대화를 나눌 수 있길 고대한다"고 적었다. 다카이치 총리도 취임 기자회견에서 이 대통령과의 조기 정상회담을 희망한다고 화답했다.

강훈식 비서실장은 전략경제협력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유럽 지역을 방문 중이다. 지난 19일 출국한 강 실장은 폴란드에 이어 루마니아를 찾아 방산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강 실장은 마지막으로 노르웨이를 방문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17일 국정과제로 추진하는 '방산 4대 강국' 구현을 위해 강 실장을 특사로 임명하고 "국부 창출에 기여할 노력이 필요하다면 응당 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강 실장은 내년 상반기까지 3차례에 걸쳐 특사 임무를 수행할 계획이다.

역대급 '실장 외교'…이재명 정부의 새로운 용인술

비서실장·안보실장·정책실장 등 대통령실의 '톱3'가 동시에 해외에서 외교전을 펼치는 것은 전례를 찾기 어렵다.

역대 정부에서는 보통 주무 부처 장관들이 대외 현안을 직접 챙겼지만 이재명 정부에서는 대통령 최측근인 실장단이 전면에 나서 고위급 협상을 담당하고 있다.


이같은 '실장 외교'는 대통령이 일정상 제약으로 직접 외교무대에 나서지 않더라도 정책·경제·안보 등 최고위급 인사들이 대통령의 의중을 전달해 협상에 무게감을 더하는 실용적 선택으로 해석된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역대급으로 실장들이 해외를 활발하게 다니는 것은 이재명 정부의 달라진 측면"이라며 "중요한 협상이나 중요한 문제는 본인이 직접 갈 수 없을 경우 실장들을 꼭 보내는데 상대국에서 보더라도 무게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역대 정부와 비교되는 용인술"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