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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서 충북대 '통합 지연'·충북대병원 '원정 수술' 도마에

뉴시스

입력 2025.10.23 13:21

수정 2025.10.23 13:21

"충북대, 글로컬 D등급 참혹…양보 필요해" "고창섭 총장, 학교 구성원들과 소통 부족" "충북대병원, 원정 수술 2명 감사 없었다" "원장과 상임감사는 동급?" 의원들 고함도
[청주=뉴시스] 서주영 기자= 23일 충북대학교에서 충북대, 충남대, 충북대병원, 충남대병원에 대한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가 열리고 있다. 2025.10.23 juyeong@newsis.com
[청주=뉴시스] 서주영 기자= 23일 충북대학교에서 충북대, 충남대, 충북대병원, 충남대병원에 대한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가 열리고 있다. 2025.10.23 juyeong@newsis.com

[청주=뉴시스] 연현철 기자 = 국정감사에서 충북대학교의 학사 부실 운영과 충북대학교병원의 불법 대리 수술 등에 대한 국회 교육위원회 위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23일 충북대에서는 국회 교육위원회의 충북대·충남대·충북대병원·충남대병원에 대한 국정감사가 열렸다.

충북대와 한국교통대학교와의 통합 지연이 도마에 올랐다.

더불어민주당 김준혁 의원은 "충북대는 2023년 글로컬대학30 사업에 선정됐지만 2년 뒤 D등급을 받았다"며 "이는 교통대와의 추진이 잘 안돼서 그런 것이고 매우 참혹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규모가 더 큰 대학이 일부 손해를 보고 양보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며 "고 총장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025학년도 학생부 교과 입학 전형 학교폭력 가해 학생 감점 기준도 지적받았다.

민주당 문정복 의원은 "2025학년도 대학별 감점 기준을 보니 국립대마다 모두 다르다"며 "충북대는 학폭 수준에 따른 감점 반영 기준이 따로 없고 '정량평가'가 아닌 '정성평가'를 반영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고 총장은 "작년 학폭 관련 감점을 논의했지만 반영은 안 됐고, 입학사정관들로부터 정성적으로 평가에 반영했다는 보고는 받았다"며 "내년부터 감점에 대한 정량평가가 반영될 것"이라고 답했다.

노후화한 학교시설 안전진단 조치 사항도 다뤄졌다.

국민의힘 김민전 의원은 "충북대는 50개 건물의 안전진단 인증을 받아야 하는데, 인증 완료는 6개에 불과하다"며 "미인증 44개 건물에 대한 향후 계획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느냐"고 물었다.

고 총장은 "44개 건물 중 8개 건물에 대해선 심의 신청을 마쳤으나 대기 중인 상태"라며 "리모델링 중인 2개 건물에 대해선 공사를 마치는 대로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건물 안전진단에서 고위험 수준인 D등급을 받은 건물에 대해선 사용하지 않는 등 대부분의 문제를 해결했다"고 덧붙였다.

[청주=뉴시스] 서주영 기자 = 문정복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3일 충북대에서 열린 충북대, 충남대, 충북대병원, 충남대병원에 대한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2025.10.23 ymchoi@newsis.com
[청주=뉴시스] 서주영 기자 = 문정복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3일 충북대에서 열린 충북대, 충남대, 충북대병원, 충남대병원에 대한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2025.10.23 ymchoi@newsis.com
의원들은 지난해 의대 정원 확대 계획에 대해 고 총장의 책임과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문 의원은 "작년 국감에서 고 총장과 배정환 충북대병원 교수가 설전을 벌였다"며 "의사들이 가능하지 않은 시나리오라고 꾸준히 얘기했지만, 고 총장은 자신의 주장을 밀고 나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 총장은 관련자들에게 사과해야 맞다"고 강조했다.

김영호 위원장도 "의대 교수들과 원만한 소통이 이뤄지지 않은 것 아니냐"며 "당시 의대에서 총장에 대한 엄청난 비판이 있었다"고 했다.

저조한 로스쿨 합격률도 지적을 받았다.

민주당 김문수 의원은 "충북대 로스쿨의 최근 3년간 변호사 합격률은 38.2%로, 전국 25개 로스쿨 중 21위이고 전국 평균 대비 14.4% 낮은 수준"이라며 "대학 측은 실효성 있는 대안도 마련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 총장은 "대책회의와 타 대학 프로그램을 벤치마킹 등을 통해 방안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이 외에도 충북대는 총장 직선제에 학생 투표 반영률이 8%에 불과한 점과 수도권 대비 20주가량 짧은 의대생 임상실습기간 등을 지적받았고, 고 총장은 내용 검토를 통한 개선 방안 모색을 약속했다.

[청주=뉴시스] 서주영 기자= 김원섭 충북대학교병원장이 23일 충북대에서 열린 충북대, 충남대, 충북대병원, 충남대병원에 대한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5.10.23 juyeong@newsis.com
[청주=뉴시스] 서주영 기자= 김원섭 충북대학교병원장이 23일 충북대에서 열린 충북대, 충남대, 충북대병원, 충남대병원에 대한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5.10.23 juyeong@newsis.com
충북대병원은 적자 운영, 연구비 부정 사용 사례, 청주의료원 원정 수술, 상임감사 활동 등에 대해 질타를 받았다.

민주당 박성준 의원은 "충북대병원의 재정상황을 보니 지난해 결산 기준 418억원의 적자를 냈고, 운영자금 부족으로 1000억원대 채무에 따른 이자 부담과 자본 잠식이 우려된다"라며 "상당히 심각한 상황인데 개선 여지가 있는 것이냐"고 물었다.

이에 김원섭 충북대병원장은 "원장의 법인카드를 사용하지 않거나 에너지 절감 등 가능한 모든 노력을 취하고 있다"고 답했다.

의과대학 일부 교수들의 연구비 부정 사용에 관한 징계 절차 물음에는 고 총장과 김 원장 간의 입장 차가 드러났다.

고 총장은 "의과대학 교수들은 학교 소속인 동시에 병원 소속이기도 한데, 학교에선 병원 연구비를 산학협력단에서 관리할 수 없게 돼 있어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이라고 전했다.

김 원장은 "엄밀히 말하면 충북대병원은 법인으로 독립돼 있다"며 "국립대병원장들이 총장들에게 병원 내 자체 산학협력단 구성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해 그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스템이 마련되지 않아서 그런 것이지, 앞으로 시스템을 통해 충분히 관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청주의료원 원정 수술에 대한 병원 측의 위기 대응 시스템도 지적 사항으로 언급됐다.

박 의원은 "청주의료원에서 충북대병원 소속 의사 2명이 수술을 한 것이 적법한 절차에 이뤄진 게 맞느냐"라며 "이는 의사들이 공익을 추구해야 하는데 사익을 추구한 경우"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대리 수술 사실에 대해 뒤늦게 인지했고 보고 받았을 당시 많이 놀랐다"며 "의료계에 선후배 관계가 철저한데, 이들에게서 '스승이 불러서 갔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들이 수술을 통해 혜택을 받진 않았으나, 이는 의료계가 타파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청주=뉴시스] 서주영 기자 =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3일 충북대에서 열린 충북대, 충남대, 충북대병원, 충남대병원에 대한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2025.10.23 ymchoi@newsis.com
[청주=뉴시스] 서주영 기자 =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3일 충북대에서 열린 충북대, 충남대, 충북대병원, 충남대병원에 대한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2025.10.23 ymchoi@newsis.com
해당 문제는 상임감사 활동과 책임 소재로 번졌다.

박 의원은 "충북대병원 상임감사는 청주의료원 대리 수술과 관련해 자체 감사를 시행하지 않았다"며 "감사에 즉시 착수했어야 맞지만 본분을 망각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또 "김 상임감사는 2023년 선임된 뒤 병원 적자 상황에서도 25기 서울대학교 최고감사인과정(1150만원), 서강대학교 글로벌 EnH ECA 과정(800만원)을 수강했다"며 "올해 7월에는 1200만원을 사용해 2025 세계 감사인대회 캐나다 출장길에 올랐고, 지난달에는 선거 운영에 대한 외부 강의도 했다"고 꼬집었다.

이에 김정태 충북대병원 상임감사는 "관련해 경찰 수사가 개시돼 감사가 중지되고 수사가 마무리되면 그때 감사가 재개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병원장과 감사는 동일한 기관장이기 때문에 원장에게도 보고하지 않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를 두고 박 의원과 김준혁 의원은 "감사가 병원장과 어떻게 동급일 수 있느냐"며 고함을 지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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