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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청장이 9분간 욕설·폭언"…'쿠팡 불기소 외압 폭로' 검사의 눈물

뉴스1

입력 2025.10.23 14:57

수정 2025.10.23 16:18

문지석 광주지검 부장검사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서울고등검찰청·서울중앙지방검찰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 중 울먹이고 있다. 오른쪽은 엄희준 광주고검 검사. 2025.10.23/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문지석 광주지검 부장검사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서울고등검찰청·서울중앙지방검찰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 중 울먹이고 있다. 오른쪽은 엄희준 광주고검 검사. 2025.10.23/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엄희준 광주고검 검사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서울고등검찰청·서울중앙지방검찰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은 문지석 광주지검 부장검사. 2025.10.23/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엄희준 광주고검 검사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서울고등검찰청·서울중앙지방검찰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은 문지석 광주지검 부장검사. 2025.10.23/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박소영 정윤미 기자 = '쿠팡풀필먼트서비스 일용직 노동자 퇴직금 미지급 의혹 사건' 담당 부장검사가 당시 지휘부인 부천지청장으로부터 욕설과 폭언을 들었다고 밝혔다.

문지석 광주지검 부장검사는 2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올해 3월 7일 대검 담당 과장한테 제 의견을 전달했다는 이유로 (엄희준 당시 부천지청장이) 저한테 9분간 폭언을 했다"며 "'대검 감찰 지시하겠다', '재배당 조치하겠다'고 폭언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신가현 (당시 주임) 검사로부터 '청장님 지시로, 청장님이 빼라고 하셨습니다'라는 말을 두 번 들었다"며 "그러한 사실이 없는데도 지금 국민들 앞에서 제가 이 자리에서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판단하신다면 이 자리에서 저를 위증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해도 저는 실질심사 포기하겠다"고도 했다.

문 부장검사는 이날 국정감사에서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총장님 너무 억울해서 피를 토하고 죽고 싶은 심정이다"며 "자필 진술서를 5월 8일에 적었는데도 아무런 움직임이 없는 것을 알고 개인이 조직을 상대로 이의 제기를 하는 것에 대해서 서러움과 외로움을 많이 느꼈다"고 울먹이며 말했다.



반면 엄희준 지청장은 '신 검사에게 무혐의 지시 가이드라인을 준 적이 없냐'는 질문에 "그런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또 '언론보도 이후 신 검사와 통화한 적이 있냐'라는 질문에는 "언론보도 대응으로 한 두 번 정도 통화했다"고 답했다.

문 부장검사는 '쿠팡 일용직 노동자 퇴직금 미지급 의혹 사건'을 지휘한 담당 검사다. 이 사건은 2023년 5월 쿠팡이 단기사원 취업규칙을 변경하면서 1년 이상 일한 노동자들이 퇴직금을 받지 못하며 발생했다. 쿠팡 물류센터 노동자들은 엄성환 쿠팡풀필먼트서비스 유한회사(쿠팡 CFS) 대표이사를 노동청에 고소했다.

다른 노동청의 경우 같은 내용의 사건을 무혐의 처리했지만, 고용노동부 부천지청은 문 부장검사의 승인 아래 쿠팡 CFS 사무실과 대표 집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관련 자료를 확보한 노동청은 '기소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그러나 부천지청은 지난 4월 이 사건을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이 과정에서 엄 전 청장과 김 차장검사의 은폐시도가 있었다는 게 문 부장검사의 주장이다.


엄 전 청장은 지난 17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글을 올려 "문 부장검사의 악의적 허위 주장은 무고에 해당한다"며 "차장에게 문지석 부장이 자기 의견을 직접 대검에 전달할 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한 사실도 있고, 차장도 문 부장검사가 직접 작성한 5페이지짜리 의견서를 원문 그대로 대검에 보고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