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달러·원 환율이 1440원대에 육박하며 6개월 만에 최고치로 마감했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기준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9.8원 오른 1439.6원에 마감했다.
오후 3시 30분 종가 기준으로 지난 4월 28일(1442.6원) 이후 약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날 달러·원 환율은 전일보다 2.1원 오른 1431.9원으로 출발했다. 시가 기준으로는 지난 5월 2일(1436.0원) 이후 최고치다.
이날 환율 상승의 배경에는 정부가 한미 관세 협상 타결을 위해 8년 이상 장기간에 걸친 대미 투자를 미국 측과 협상하고 있다는 소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양국은 150억~250억 달러 수준으로 8~10년, 또는 그 이상의 기간에 걸쳐 투자하는 방안 등 여러 안을 테이블 위에 올려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이날 열린 통화정책방향 간담회에서 최근 환율이 오른 요인 중 하나로 대미 투자 문제를 언급하기도 했다.
이 총재는 "지난 8월 28일 통화정책방향 결정 이후 35원이 올라갔는데 크게 얘기해서 4분의 1은 달러 강세 때문이었다"며 "4분의 3은 위안화와 엔화 약화, 그리고 우리나라 관세와 (대미투자) 3500억 달러 문제 등 지역적, 국내적 요인에 의해 절하됐다"고 평가했다.
해외 증권 투자가 늘어난 점도 달러·원 환율 상승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꼽았다.
이 총재는 "해외 증권 투자가 많아서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는 것이 맞다. 지금 더 빨라지고 있으며, 올해 들어서 해외에서 가져오는 증권보다 우리가 들고 나가는 게 4배 정도 많다"며 "관세협상이 잘되면 환율이 내려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안재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중반 이후 원/달러 환율 상승은 국내 수급과 위안화, 엔화 등 달러 외 요인이 주도했다"며 "대미 투자 협상 결과는 일시적 환율 안정 요소로 판단하지만 다만 그 동안 없었던 외환자금 유출이 발생하므로 국내 외환시장 수급에 부정적 영향을 줄 소지가 높다"고 평가했다.
안 연구원은 "향후 국내 외환 수급 상황은 환율 상승 압력 재료가 될 전망"이라며 "과거 대비 높은 환율 수준의 장기화가 우려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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