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환경

기후변화로 농산물 가격 고공행진…사과·양파 90%, 배추 49%↑

뉴스1

입력 2025.10.24 06:01

수정 2025.10.24 10:28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사과.ⓒ News1 김도우 기자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사과.ⓒ News1 김도우 기자


(세종=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기후위기 여파로 농산물 가격이 3년째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 같은 기간 전체 소비자물가는 안정세를 보였으나, 이상기후에 따른 작황 불안정으로 농산물 가격이 치솟으면서 소비자들의 밥상 물가 부담은 여전히 높다.

사과 가격은 평년 대비 91%(2023년, 수확기), 양파는 90%(2022년) 상승해 불과 1년 새 2배 가까이 올랐다. 여름배추(2024년)는 49%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폭염과 집중호우 등 이상기후로 생산량이 감소하면서 농가 피해와 물가 불안이 동시에 확대된 것이다.



24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위상 국민의힘 의원실이 24일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기후 변화로 인한 농작물 피해가 반복되면서 주요 품목의 생산량이 줄고 가격이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에는 고온과 가뭄으로 양파 생산단수가 평년대비 8%, 마늘이 4% 감소했고, 가격은 평년대비 각각 89.8%, 45.9% 상승했다. 2023년에는 봄철 저온과 여름철 집중강우로 사과 생산이 23% 줄면서 가격이 91.4% 뛰었고, 지난해는 잦은 강우와 일조량 부족으로 양파가 14.3%, 마늘이 10.3% 감소했다. 여름배추는 폭염과 가뭄 탓에 9% 줄며 도매가격이 49.3% 올랐다.

김 의원이 받은 통계청 자료를 보면 2022~2024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각각 5.1%, 3.6%, 2.3%로 3년 연속 하락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농산물 물가 상승률은 2.4%에서 6.0%로, 다시 10.4%로 가파른 오름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농산물 물가는 14년 만에 최대폭으로 상승했고, 농축수산물 전체 물가도 2022년 3.8%에서 2023년 5.9%로 확대됐다.

기온 상승 추세 역시 이러한 물가 흐름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최근 5년(2020~2024년) 연평균 기온 상승률은 0.34도로, 이전 5년(2019~2023년)의 0.07도보다 0.27도 높았다. 같은 기간 집중호우 일수는 연평균 49일, 폭염 일수는 67일로 2000년대보다 각각 24%, 45% 늘었다.

한국은행도 보고서를 통해 "기후변화가 물가상승 압력의 상수로 자리 잡았다"고 분석했다. 세계적으로도 가뭄과 홍수, 폭염 등 이상기후가 잦아지며 식료품과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후위기가 단기적 물가 충격을 넘어 경제 성장률을 끌어내리는 구조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농업 기반이 약화될수록 식량 수급 불안이 커지고, 이는 물류비와 에너지비 등으로 확산돼 '기후 인플레이션' 악순환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김 의원은 "기후위기로 인한 농축수산물 수급 불안이 점차 구조화되고 있다"며 "기후 적응형 농정 전환과 재해 대비 생산 안정 대책을 범부처 차원에서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