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창설의 근본적 배경은 1차 세계대전 이후 설립된 국제연맹의 실패와 2차 세계대전의 참혹한 경험이다. 국제연맹은 주요 강대국의 불참과 실질적인 군사력 부재로 인해 독일, 일본 등 추축국의 침략 행위를 막지 못했고, 결국 2차 대전을 막지 못하며 와해됐다.
수천만 명의 희생자를 낳은 전쟁을 겪은 세계 지도자들은 무력 분쟁 재발을 막을 수 있는 강력하고 포괄적인 기구가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유엔 창설의 가장 큰 의미는 '집단 안보 체제'를 제도화하고 '보편성'을 확보했다는 점이다. 회원국들은 헌장에 따라 개별적인 무력 사용을 자제하고, 공동의 위협에 대해 함께 대응할 의무를 명시했다. 이는 주권 국가들의 독립적 행동을 넘어선 국제적 책임감을 요구하는 새로운 규범이었다.
유엔은 정치·안보 문제는 물론 경제, 사회, 문화, 인도주의, 인권 등 인류 공동의 이익을 도모했다. 창설 당시 51개국이었던 회원국은 현재 193개국으로 늘었다. 특히 안전보장이사회의 5개 상임이사국(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에 부여된 거부권은 강대국 간의 협력을 유도하는 동시에 때로는 분쟁 해결을 가로막는 양면성을 드러내기도 한다.
현재 유엔은 강대국 간 갈등 심화, 거부권 남용, 테러리즘, 사이버 위협, 기후 위기 같은 새로운 글로벌 도전 앞에서 구조 개혁과 역할을 재정립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했다. 그럼에도 유엔은 인류의 평화와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가장 중요한 다자 협력 플랫폼 역할을 계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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