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국내 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그룹 시가총액 100조 원을 돌파하는 대기업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올해 들어 HD현대와 한화가 차례로 '100조 클럽'에 진입한 가운데 이제 시장의 시선은 '두산그룹'을 향하고 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두산그룹 상장 계열사 7곳의 합산 시가총액은 75조 원을 넘어섰다. 연초 26조 원 수준에 불과했던 그룹 시총이 불과 10개월 만에 3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
두산그룹의 시총 상승을 이끄는 핵심은 단연 두산에너빌리티(034020)다.
두산로보틱스(454910) 역시 올해 35% 넘게 오르며 'K로봇 대표주'로 자리 잡았다. 두산밥캣은 북미 시장 판매 호조와 실적 개선으로 안정적인 이익 성장을 이어가며 그룹 밸류에이션 상승에 기여하고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두산은 과거 중공업 중심의 구조에서 벗어나 에너지·로봇·스마트장비를 축으로 체질을 완전히 바꿨다"며 "기술형 제조그룹으로의 전환이 기업가치 재평가를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두산그룹의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경우 내년 상반기 중 시총 100조 원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시가총액 100조 원을 넘긴 그룹은 △삼성(840조 원) △SK(461조 원) △LG(189조 원) △현대차(182조 원) △HD현대(152조 원) △한화(130조 원) 등 6곳이다. 두산이 새롭게 합류하면 ‘100조 클럽’은 7곳으로 늘어난다.
HD현대·한화, 올해 100조 클럽 새 멤버…삼성 900조 고지
올해 5월 HD현대그룹은 시총 100조 원을 돌파했다. 조선업 슈퍼사이클과 전력기기 수요 급증이 주된 요인이다.
HD현대중공업(329180)·에이치디한국조선해양(009540)·HD현대일렉트릭(267260) 등 조선·전력 3사의 주가는 올해 들어 100% 넘게 올랐다.
특히 HD현대일렉트릭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020년 대비 10배 이상 늘어난 6690억 원에 달했고, 올해는 9000억 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그룹은 방산·조선의 쌍두마차를 앞세워 6월 국내 여섯 번째 '100조 그룹'에 이름을 올렸다.
연초 45조 원 수준이던 시총이 두 배 이상 불어났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한화시스템(272210)·한화오션(042660) 등 방산 3사의 합산 시총은 이미 106조 원에 이른다.
국내 시총 1위인 삼성그룹은 사상 처음으로 시총 900조 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그룹 전체 시총은 약 840조 원으로, 올해에만 66% 이상 상승했다.
그룹 시총의 68%를 차지하는 삼성전자(005930)는 글로벌 반도체 업황 회복과 인공지능(AI) 서버용 메모리 수요 급증으로 증권업계는 연일 목표가를 올리고 있다.
최근에는 오픈AI와 삼성전자·삼성SDS(018260)·삼성물산(028260)·삼성중공업(010140) 등 4개 계열사가 글로벌 AI 인프라 구축 협력 의향서(LOI)를 체결하면서 AI 모멘텀 기대감이 한층 커졌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